세계은행 "고유가 안온다…원자재값 더 떨어져"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10.30 10:48
글자크기

무역전쟁 장기화·세계 경기침체 영향…신흥시장 충격으로 수요 감소

세계은행 "고유가 안온다…원자재값 더 떨어져"


세계은행(WB)이 29일(현지시간) 원유와 금속 등 원자재 가격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무역전쟁으로 말미암은 무역 감소, 제조업 경기침체 등으로 수요가 크게 줄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원자재 수요가 많은 신흥국 경제가 충격을 받은 것이 시장 회복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WB는 이날 공개한 반기 원자재 시장 전망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 원자재 전체 품목 가운데 60% 가격이 하락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제유가는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테러에도 8% 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WB는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정도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는 지난 4월 전망보다 배럴당 7달러 낮아진 수치다.



쓰임새가 많아 웬만한 경제학자보다 실물경제를 잘 예측한다고 해서 '닥터 코퍼(Dr. Copper)'라는 별명이 붙은 구리 가격도 내림세다. 올 3분기에만 5.1% 떨어졌으며, 올해 평균 가격은 지난해보다 8% 낮은 톤당 6010달러에 머룰 것으로 예상됐다. 철광석과 알루미늄 가격도 올해부터 하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WB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깨졌다면서 원유에서 구리까지 원자재 시장이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원유시장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노력에도 수요 부진이 훨씬 심각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계속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WB는 올해 금값은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뛴 온스당 1390달러를 기록하고, 내년에는 147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WB는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을 포함해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하향 조정됐다"면서 "이들 경제는 선진국보다 원자재 상품에 대한 소득탄력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성장 둔화가 에너지 수요에 더 큰 부담을 준다"고 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