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 하나의 특성도 정확히 관측…‘양자 전자소자’ 구현 한 걸음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9.10.25 04:35
글자크기

IBS·IBM 알마덴연구소 공동연구…“스핀 정확히 조절…원자 원하는 상태로 설정·관측"

주사터널링현미경으로 원자를 제어하는 실험 모식도/자료=IBS주사터널링현미경으로 원자를 제어하는 실험 모식도/자료=IBS


한·미 공동연구진이 원자 하나의 특성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 차세대 메모리 소자인 ‘양자 전자소자’를 구현에 한걸음 다가섰다. 그동안 ‘관측’ 자체가 측정 대상인 원자에 영향을 주는 양자적 성질 때문에 단일 원자의 특성을 알아내는 데는 어려움이 따랐다.

미국 IBM 알마덴연구소와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은 고체 표면 위에 있는 원자의 전자스핀(spin)을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진은 산화마그네슘(MgO) 표면 위에 타이타늄(Ti) 원자를 올려 두고 주사터널링현미경(STM)으로 마이크로파 펄스를 나노 초(10억분의 1초) 단위로 순간적으로 가했다. 이 마이크로파 펄스를 이용해서 스핀 상태를 제어했고 이후 나타나는 전류의 변화를 바탕으로 특성을 측정했다.

스핀은 원자핵 또는 전자의 자전으로 인한 각운동량 단위로 자성(磁性)과 관련 있다. 스핀은 양자컴퓨터·초소형컴퓨터 등 차세대 정보처리 장치를 위한 초소형 메모리 후보로 꼽힌다. 히지만 아직 정밀하게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은 지난해 10월 마이크로파를 연속 투사해 단일 원자의 핵스핀을 관찰하는 방법을 '사이언스'에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원자 스핀 방향이 계속 변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IBS 단장(이화여대 물리학과 석좌교수)은 "원자의 스핀 상태가 계속 변하기 때문에 그간 정확한 관측이 어려웠는데, 이제 스핀을 정확히 조절할 수 있게 돼 원자를 원하는 상태로 설정·관측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연구는 표면 위 원자의 양자 시스템을 제어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된다"며 "이 시스템을 양자 컴퓨팅의 큐비트(qubit : 양자정보 기본단위)에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