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 만의 몰락"… CEO 물러난 위워크, 상장도 무기 연기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10.0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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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곤두박질·CEO 불명예 퇴진 등 악재 겹쳐
"6주 만에 주목받던 스타트업에서 파산 논의까지"

/사진=AFP/사진=AFP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가 결국 기업공개(IPO)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막대한 손실 공개, 최고경영자(CEO) 사임 등 악재로 상장 계획이 몇 주간 난항을 겪으면서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CNN 등에 따르면 위워크의 모회사인 '더 위 컴퍼니(The We Company)'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S-1 서류를 철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1 서류는 기업이 SEC에 자사 주식을 등록할 때 제출하는 상장 준비 서류다.



아티 민슨과 세바스찬 거닝햄 위워크 공동 CEO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IPO를 연기하기로 했다"며 "핵심 사업 기초는 여전히 튼튼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위워크를 공개 기업으로 운영할 의지가 있으며, 장래에 공모 시장을 다시 찾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2010년 설립된 위워크는 현재 전 세계 111개 도시에서 528개의 공유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회원 수는 52만7000명에 달한다. '부동산계의 우버'로 불리던 위워크는 올해 미국 증시에서 가장 기대되는 IPO로 꼽혔으나, 지난 8월 상장 계획 발표 이후 악재가 겹치면서 이를 접게 됐다.



올 초만 해도 사모시장에서 470억달러(약 56조2700억원)에 달했던 기업 가치 평가는 최근 100~150억달러(약 12~18조원)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기업가치가 곤두박질친 데는 부진한 수익성, 기업 지배구조 우려, 아담 노이만 전 CEO 사임 등이 영향을 미쳤다.

위워크가 지난 3년 동안 입은 손실은 지난해 순손실액(16억1000만달러)을 포함해 29억달러(3조4700억원)로 집계됐고, 올해 상반기 순손실액 역시 6억8970만달러(8400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중순 위워크는 독립 이사 선임 계획, 아담 노이만 전 CEO의 주당 의결권 축소 등 전면적인 지배구조 변화 계획을 밝혔으나, 투자자들의 우려는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위워크는 당초 9월 중으로 예정됐던 상장 계획을 연내로 미뤘으나, 노이만의 전용기 내 대마초 흡연 의혹까지 불거지며 위기론이 커졌다. 결국 지난달 24일 노이만은 경영권을 포기하고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노이만 CEO의 사퇴에는 위워크 최대 투자자 소프트뱅크 그룹 측의 요구도 있던 것으로 알려진다. CNBC에 따르면 새 위워크 경영진들은 전체 직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5000명 인원 감축, 부수적 사업 폐쇄안 등 비용 절감 방안을 금융권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미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술 스타트업으로 주목받던 위워크는 6주 만에 파산 논의까지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월 30일 기준 더위컴퍼니가 지닌 현금은 25억달러로, 현재 현금 손실 속도(분기당 7억달러)로 볼 때 내년 1분기 이후 현금이 동날 수 있다고 전했다. 신용평가사 S&P는 지난주 위워크의 신용등급을 부적격 등급인 'B-'로 강등하고 향후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올해 상장한 차량공유업체 우버·리프트의 부진에 이어 위워크의 IPO까지 무산되며 공유경제 업체에 대한 회의론도 나온다. 소규모 소비재업체에 투자하는 벤처 캐피털업체 '하빈저 벤처스'의 메간 벤트 매니징 파트너는 "위워크는 실리콘밸리가 지닌 시스템의 문제를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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