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사진=AFP.
3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이 지난 2분기 매각한 미국 부동산 규모는 134억달러였다. 매입규모는 126억달러로, 매각 규모가 매입보다 많아진 것은 2013년 이래 처음이다.
지난 2분기 미 부동산을 가장 많이 매각한 해외 투자자는 캐나다 회사다. 퀘벡 주립 예금보험 및 투자신탁공사(CDPQ) 산하 부동산 담당 부서인 아이반호 캠브리지가 뉴욕 맨해튼과 시애틀에서 각각 건물 한 곳씩, 총 220억달러에 매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부펀드, 연금기금 등 해외 투자자들은 수십 년간 안정성과 유동성이 좋은 미국 부동산 시장에 투자해왔다"면서 "그러나 글로벌 경제가 둔화하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 수요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롭스앤그레이의 매트 포슈마 자산운용 파트너도 "미국 부동산 가격은 고점에 가깝다"면서 "3~5년 후에는 지금보다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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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강달러 기조도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미 부동산 가격도 자연스레 상승하는 가운데 해외 투자자들이 환차익을 보기 위해 매각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주춤한 반면 해외투자자들의 다른 미국 자산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6월 해외 투자자들이 매입한 미 주식·채권의 규모는 640억달러로, 지난해 8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며 미 10년물 금리는 이날 3년 만에 최저치인 1.469%를 나타내기도 했다.
WSJ는 "주식과 채권은 (부동산에 비해) 매매가 편하다"면서 "불황이 닥치면 부동산은 매각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황에 대비해 유동성이 낮은 부동산을 정리하고 유동성이 높은 주식이나 채권 등으로 갈아타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