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경기악화 신호에…각국 중앙은행 '금 사재기'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09.0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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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골드러시 시대]러시아·중국·폴란드 등 각국 중앙은행, 상반기 651t 매입…"19년래 치고치"

편집자주 금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경기 부진으로 주식은 믿을 수 없고 달러 등 통화는 저금리 기조 속에 가치 절하가 우려된다. 각국 중앙은행을 비롯해 자산가와 중산층 할 것 없이 금 사재기에 나선 배경이다. 올들어 이미 20%가 오른 금은 사람들의 믿음대로 안전자산이 될 수 있을까

/사진=로이터./사진=로이터.


미중무역전쟁 여파로 세계 경기가 둔화하면서 전통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에 나서면서 금값은 계속 오를 전망이다.

2일 국제금시세 사이트인 골드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3분 기준(뉴욕시간) 금값은 온스당 1525.62로 전월대비 5.08% 가까이 올랐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1년 전이랑 비교하면 26.56%나 상승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올라 그 가격이 치솟은 것으로 보인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 수요는 3년 간 최고치인 2181.7톤을 기록했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이 지난 19년래 최고치인 374.1톤 어치의 금을 사들이면서 금 수요를 크게 늘렸다. 금광산을 보유해 금을 꾸준히 매입해 온 러시아와 중국 외에도 폴란드 등 신흥국이 금을 찾았다. 폴란드는 2분기에만 100톤어치를 매입했다. 이는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인도가 200톤을 사들인 이래 단일국가의 분기 구매 규모로는 최고치다.



블룸버그는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무역·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러시아·중국·폴란드 등은 (기축통화인) 달러 자산을 다각화하기 위해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갈등, 브렉시트 등으로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안전자산인 금을 찾으러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중 무역갈등이 본격화된 지난해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은 전년대비 74% 오른 651톤을 기록했다. 이는 1971년 이래 최고치로, 세계 각국이 보유한 금의 총합도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대비 14% 증가한 1조6000억달러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가 악화하면서 중앙은행이 금을 계속 사들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WGC가 전 세계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한 중앙은행의 54%가 전 세계 금 보유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역시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매년 각국 중앙은행이 총 650톤에 달하는 금을 매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NZ는 "신흥국 화폐가치가 불안정한 가운데 러시아, 중국 터키, 카자흐스탄 등이 자산을 다각화하기 위해 금을 사러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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