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배터리 집안싸움 할 때…中, 일본시장 공략 강화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9.0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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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CATL, 내년부터 日서 ESS 판매…'가격'이 무기, 태양광 업체와 동반 진출 전략

중국 푸젠성 닝더시에 있는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 CATL 본사 건물. /사진=로이터중국 푸젠성 닝더시에 있는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 CATL 본사 건물. /사진=로이터


한국 배터리 업계가 집안싸움과 한일갈등으로 주춤할 때 중국 업체는 일본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든든한 자국 시장을 바탕으로 몸집을 키운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본격적인 세계 시장 개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배터리 업체 비야디(BYD)는 2021년부터 일본에서 공장과 빌딩 등에 쓰이는 거치식 배터리 판매를 시작한다. 중국 최대 배터리 업체 CATL(닝더신에너지과학기술)은 저가품 위주로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선다.



BYD가 판매할 제품은 전기차용으로 개발된 리튬이온 배터리를 응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다. ESS는 주택과 산업용 설비에 설치된 태양광 모듈에서 생산된 전기 에너지를 보관하는 장비다. 내년부터 판매 영업을 시작하고, 2021년부터 공장과 빌딩, 발전시설 등에 납품할 예정이다. 특히 자사 전기버스에 사용된 배터리를 산업용으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차량용 배터리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CATL은 내년부터 태양광 업체와의 협력으로 일본 ESS 시장에 도전한다. CATL의 가장 큰 경쟁력은 경쟁사 제품의 절반에 불과한 저렴한 가격. 태양광 모듈 세계 3위 기업인 중국의 트리나솔라와 10위 선텍파워도 비슷한 전략으로 일본 시장을 두드린다.



전기차와 ESS 등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1991년 일본 기업인 소니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후 일본 업체들이 시장을 선도했으나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업체에 추월당했다. 게다가 중국 업체도 거대한 자국 시장과 막대한 정부 지원에 힘입어 최근 몸집을 크게 불렸다.

중국 업체들은 보조금 삭감 등으로 자국 내 전기차 판매가 줄고, 배터리 수요가 감소하자 세계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 침해 등의 혐의로 서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난타전을 벌이면서 중국 업체에 기회를 주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정부는 첨단산업 육성정책인 '중국제조 2025'를 통해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면서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세계 시장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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