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美기업의 제품 판매 첫 허용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7.2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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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후레쉬·오피스디포 등 美 기업 허용… "아마존과 경쟁 가능성 판가름대"

마윈 알리바바 회장. /AFPBBNews=뉴스1마윈 알리바바 회장. /AFPBBNews=뉴스1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미국 기업의 제품 판매를 처음 허용한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과일·채소 도매업체 로빈슨 후레쉬, 사무용품업체 오피스디포 등을 비롯한 미 기업이 온라인 플랫폼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처음 허용한다고 밝혔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미국에 수백만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지 2년 만이다.

사실 알리바바엔 이미 65만여 개(2017년 기준)의 미국 기업이 등록돼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여태까지 알리바바를 통해 제품 구매만 가능하고 판매는 할 수 없었다. 알리바바가 미국 기업에 빗장을 푼 데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오른 양국 간 수입품 관세가 영향을 미쳤다.



관세로 인해 기업들의 상품 조달 방식이 지역 중심으로 되자 이에 발맞춰가려는 움직임이다. 존 카플란 알리바바 북미 B2B사업부문장은 "관세 인상 위협은 기업들이 상품과 부품을 현지에서 조달하도록 부추긴다"며 "무역분쟁 우려로 미국 기업들은 자국 내 생산업체를 찾으려 한다. 알리바바 플랫폼은 이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플란 부문장은 미 농산물과 소비재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알리바바는 사업 홍보를 위해 임직원 현지 파견 및 오는 9월 프로모션 이벤트를 계획 중이다.

이번 결정은 알리바바가 아마존, 쇼피파이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와의 경쟁능력을 판가름할 시험대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의 질리아 라이언 수석 연구원은 "알리바바가 B2B 상품 시장에서 아마존과 어깨를 겨눌 수 있는지 결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리바바는 현재 대부분의 매출을 국내에서 끌어오고 있지만, 최근 들어 해외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인터넷 쇼핑몰 라자다(Lazada)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 티몰의 영어판 사이트를 최초로 개설, 더 많은 해외 기업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손쉽게 제품을 판매하도록 했다. 알리바바는 매출의 50%를 중국 본토가 아닌 해외에서 끌어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경쟁업체인 징둥닷컴(JD.com)처럼 국경 간 전자상거래 활성화 방안도 알리바바의 주요 성장축이다. 알리바바의 싱크탱크 알리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이면 국경 간 전자상거래 산업 규모가 3조6000억위안(약 61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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