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美 연구기관 인력 2/3 대량 해고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7.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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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명 중 600명 이상 해고… 블랙리스트 오른 지 두달 만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에 위치한 산하 연구기관인 퓨처웨이(Futurewei)의 직원을 대량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퓨처웨이가 이날 600여명 이상의 대규모 해고를 강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 행정부가 화웨이를 지난 5월 블랙리스트에 올려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한 지 두 달 만에 일어난 조치다. 이 리스트에 따르면 퓨처웨이가 민감한 기술을 모회사로 이전하는 것은 불법행위다.



미국 실리콘밸리, 시애틀, 시카고, 달라스 등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퓨처웨이는 전체 고용인원(850명)의 3분의 2가 넘는 600명 이상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감원의 이유로 "미 정부 제재로 인한 사업 운영 축소"로 들었다. 미국 대학 및 연구소 등과의 합동 연구를 위해 설립된 이 기관은 지난해 운영비만 5억1000만달러(약 6012억원)에 달했다. 미국 특허청에 따르면 퓨처웨이는 5G(5세대) 통신 네트워크, 카메라·영상·통신 기술 등과 관련해 2100여개의 특허를 발행해왔다.

이날 해고된 한 익명의 직원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가방에 모든 짐을 넣고 차에 싣고 떠났다"며 "최소 대여섯명의 직원들도 이날 오전 중에 박스를 들고 사무실을 나가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해고되지 않은 다른 직원은 화웨이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뒤 업무가 정지됐다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제제가 실효되기 직전인 5월 17일, 화웨이가 퓨처웨이 모든 임직원에게 화웨이 클라우드에 모든 것을 옮길 것을 요구했다"며 "이후 퓨처웨이는 거의 아무 일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 이번 대규모 감원 조치가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여태 퓨처웨이 소속 850명을 포함해 미국에 15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해왔다. 퓨처웨이 외 미국 직원은 공급 체인, 고객 지원, 공공 기관 연계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몇 년 전엔 미 스마트폰 시장 진출 계획으로 인해 영업 임원과 반도체 엔지니어 등도 추가 배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미 통신회사 AT&T, 버라이즌 등과의 계약이 미 정부의 압박으로 인해 체결 막바지에 무산되자, 지난해 1월 이후 인원을 꾸준히 줄여왔다.

한편,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인텔, 퀄컴 등 정보기술(IT) 업체들과의 회동 자리에서 이들 기업의 요청을 받아들여 화웨이에 대한 제품 판매를 허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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