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료장비에 재활센터까지…'개' 부러운 동물병원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19.07.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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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고공행진 펫 헬스케어][르포]동물병원계 종합병원 로얄동물메디컬센터...반려묘 전용 입원실도

편집자주 반려동물을 또 하나의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Pet+Family)이 늘면서 펫 헬스케어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건강보험이 없어 의료비 부담이 크지만 소비 여력이 있는 반려인들은 동물 건강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의약품에서부터 의료기기, 병원, 보험까지 산업화와 더불어 시장도 덩달아 커지는 추세다. 펫 헬스케어 시장 현황과 가능성을 살펴봤다.

로얄동물메디컬센터 재활특화센터에서 개가 수중런닝머신을 이용해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사진=로얄동물메디컬센터 로얄동물메디컬센터 재활특화센터에서 개가 수중런닝머신을 이용해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사진=로얄동물메디컬센터


#서울 중랑구 망우로에 소재한 로얄동물메디컬센터 지하 1층. 강아지 한 마리가 수조 안 러닝머신 위를 총총걸음으로 노닐 듯 걷고 있었다. 동물재활 전문가가 수중 러닝머신 옆에 서서 강아지의 상태를 유심히 지켜봤다. 다른 한편에서는 강아지가 반구를 엎어놓은 모양의 기구 위에서 중심을 잡느라 애를 쓴다. 위태위태 쓰러질 것같았지만 이내 중심을 잡는 데 성공했다. 주인공이 동물일 뿐이지 사람 환자를 상대하는 재활병원하고 다를 게 없다.

로얄동물메디컬센터 관계자는 “디스크수술, 신경외과수술 등을 받은 동물들이 재활특화센터에서 치료를 받으면 회복이 훨씬 빠르다”며 “잘 걷지 못하던 강아지가 재활치료를 받은 지 13일 만에 정상적으로 걷기도 했다”고 말했다. 재활치료가 필요한 건 동물이나 사람이나 마찬가지. 병원 관계자는 스마트폰 영상 하나를 보여줬다. 비틀거리고 앞발을 잘 내딛지 못하던 푸들 한 마리가 각종 재활치료를 받은 후 13일 만에 네 다리를 쭉쭉 뻗으며 정상적으로 걷는 장면이었다.



2001년 설립된 로열동물메디컬센터는 반려인들 사이에서 동물병원계의 종합병원으로 불리는 곳이다. 부속건물을 포함해 연면적 1653㎡(약 500평, 지하 1층·지상 1층) 규모로 지하에는 재활특화센터를, 지상에는 진료실과 입원실, 수술실 등을 운영한다. 수의사 21명에 간호테크니션과 업무지원 인력 38명이 근무한다.

로얄동물메디컬센터에서 수의사들이 동물을 수술하고 있다./사진=로얄동물메디컬센터 로얄동물메디컬센터에서 수의사들이 동물을 수술하고 있다./사진=로얄동물메디컬센터
센터 1층에서는 진료시간과 보호자 면회를 알리는 안내방송이 계속 흘러나왔다. 진료대기실은 대형견과 소형견으로 북적였다. 외과, 내과, 안과, 치과, 재활, 진단, 고양이 전문 진료까지 거의 종합병원이다. 방송이 아니면 진료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규모다.



3개 외과진료실에서는 수의사들이 앉아 강아지를 살펴보고 있었다. 각 진료실은 하나의 처치실과 연결돼 있는데 처치실에는 치과도구, 안과의료기기 등 다양한 장치가 즐비하다.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동물들은 초음파실이나 방사선실로 향한다. 이곳엔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장비에 혈액을 통해 질환을 밝혀내는 진단검사의학센터까지 고가의 첨단의료장비가 구비됐다.

로얄동물메디컬센터 관계자는 “동물들은 아픈 곳을 표현할 수 없어 증상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을 하기 어렵다”며 “인체용 의료기기를 개량해서 사용하는 등 병원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가 바로 진단”이라고 강조했다.

로열동물메디컬센터에선 일반 동물병원에서는 하기 힘든 심혈관계 질환 스탠트 시술, 항암치료, 인공관절 수술, 복강경 수술 등을 일상적으로 진행한다. 연간 진료 건수는 약 2만 케이스, 수술 건수는 약 1600~1800 케이스다.


로얄동물메디컬센터 응급·집중치료실/사진=로얄동물메디컬센터 로얄동물메디컬센터 응급·집중치료실/사진=로얄동물메디컬센터
고가의 장비를 사용해 전문성이 높은 수술을 하기 때문에 비용은 만만치 않다. 그러나 보호자들의 발길은 끊이질 않는다. 강아지 안과 진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50대 여성 견주는 “진료비가 비싸기는 하지만 시설이 크고, 진료기록이 잘 정리돼 있어 10년간 로얄동물메디컬센터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얄동물메디컬센터는 동물들이 수술 후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입원실을 응급·집중 치료실과 일반 입원실로 나눠 운영 중이다. 강아지보다 예민한 고양이를 위한 전용 진료실과 일반 입원실은 따로 있다.

로얄동물메디컬센터 관계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보호자들이 강아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 수의사들이 수술 참관을 오는 등 우리 병원의 의료 서비스를 배우기 위해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로얄동물메디컬센터 수의사가 고압산소치료기를 이용해 개를 치료하고 있다./사진=로얄동물메디컬센터 로얄동물메디컬센터 수의사가 고압산소치료기를 이용해 개를 치료하고 있다./사진=로얄동물메디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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