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반도체 쇼크에 막판 급락…나스닥 0.5%↓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6.15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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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산업생산 깜짝 반등, 소비 석달째 증가…트럼프 "시진핑 못 만나도 상관없다, 결국 합의할 것"

[뉴욕마감] 반도체 쇼크에 막판 급락…나스닥 0.5%↓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반도체 수요 급감 우려에 장막판 매물이 쏟아졌다.

◇美 산업생산 깜짝 반등…소비 석달째 증가

14일(현지시각)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7.16포인트(0.07%) 내린 2만6089.6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다우지수는 장마감 5분을 남기고 갑자기 급락하며 강보합에서 하락으로 전환했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4.66포인트(0.16%) 하락한 2886.98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0.47포인트(0.52%) 떨어진 7796.66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도 마이크로소프트를 빼고 모두 하락했다.

반도체주들의 약세가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이 부진한 분기 매출액을 공개하며 연간 실적 전망치를 낮추면서다.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로 반도체 수요가 급감한 결과다.



이날 브로드컴은 5% 이상 급락했고 인텔과 마이크론, 어플라이드머티리얼 등도 1% 이상 하락했다.

중국의 부진한 경제지표도 시장에 부담을 줬다. 지난 5월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 대비 5.0%로, 17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경기지표는 예상 밖 호조를 보였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금리인하가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다.


이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2개월만의 반등으로, 시장이 예상한 증가율 0.1%를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2.0% 늘었다.

지난 4월 산업생산은 0.5% 감소에서 0.4% 감소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산업생산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전월에 비해 0.2% 늘었다. 5개월만의 상승 전환이다.

설비가동률은 78.1%로 전월보다 0.2% 포인트 높아졌다. 이 가운데 제조업 분야 설비가동률은 75.7%로 0.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소매판매도 석달 연속 늘었다. 낮은 실업률과 견조한 임금상승이 소비 호조로 이어졌다.

이날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0.5% 증가했다. 시장이 예상한 증가율인 0.6%에는 소폭 못 미쳤다.

자동차와 휘발유, 음식, 건축자재 등을 뺀 핵심 소매판매도 0.5% 증가했다.

당초 0.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던 4월 소매판매는 0.3% 증가한 것으로 수정됐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0.2% 감소했던 미국 소매판매는 3월 1.7% 늘어난 것을 시작으로 내리 3개월째 증가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앤드류 헌터스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우린 그동안 경기의 갑작스러운 둔화를 전제로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해왔다"며 "그러나 이번 소매판매 지표를 보면 연준이 9월까지 금리인하의 방아쇠를 당기지 않고 경기를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이달 정책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을 약 26%, 다음달까지 인하될 가능성을 약 87% 반영하고 있다. 오는 9월까지 최소 한차례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약 97% 반영 중이다.

◇트럼프 "시진핑 못 만나도 상관없다…결국 합의할 것"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에 대한 낙관론을 폈지만, 장세엔 영향을 주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달말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 여부에 대해 "그가 나타나면 좋겠지만, 안 와도 상관없다"며 "그들은 (합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합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들(중국)은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그들을 아주 심하게 해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될 G20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양자 정상회담을 열고 무역 문제를 논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중국은 아직 양자 회담 개최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소식이 있다면 적절한 시기에 발표하겠다"고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나지 못할 경우 즉시 3250억달러(약 385조원) 어치의 중국산 상품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중동 유조선 피격 사건을 놓고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되면서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1.52포인트(0.49%) 내린 378.81에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72.65포인트(0.60%) 떨어진 1만2096.40,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8.01포인트(0.15%) 하락한 5367.62를 기록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일보다 22.79포인트(0.31%) 낮은 7345.78로 마감했다.

전날 중동의 핵심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해에서 유조선 2척이 피격되는 사건과 관련, 미국이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면서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피해 선박 가운데 한 척은 일본 해운사 소속, 다른 한 척은 노르웨이 선사 프런트라인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정부는 자신들은 이 공격의 주체나 배후가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미국은 이란 경비정이 피해 선박에서 미폭발 기뢰를 제거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며 이란의 소행이라고 못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조선 공격은) 이란이 한 짓임이 분명하다"며 "이란은 증거를 남겨두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운송을 방해하겠다는 위협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며 "미국은 우리의 군을 지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유가는 소폭 올랐다. 이날 오후 4시56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21센트(0.40%) 오른 52.49달러를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간 국제 원유시장의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 8월분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74센트(1.21%) 상승한 62.0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는 강세였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0.55% 오른 97.55로 마감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도 올랐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금은 전일 대비 0.12% 상승한 온스당 1345.30달러에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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