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탓 경기침체?…중국이 경기부양 하겠지"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6.14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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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류허 中부총리 "정책수단 충분하다"…"시장, 무역전쟁 무시하고 경기만 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가가 오른 건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추가 경기부양을 시사하지 않았느냐." (톰 이싸예 세븐스리포트 창립자)



요즘 뉴욕증시는 미중 무역전쟁 관련 악재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믿는 구석이 있어서다. 바로 중국의 추가 경기부양이다.

무역전쟁 때문에 걱정되는 건 수출의존도가 높은 중국 경제와 그에 엮인 글로벌 경제다. 미국은 중국에서 사던 물건을 다른 나라에서 사면 된다.



만약 중국이 무역전쟁으로 받는 타격을 경기부양으로 상쇄한다면? 월가가 무역전쟁에도 의연함을 지키는 이유다.

13일(현지시각)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01.94포인트(0.39%) 오른 2만6106.7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11.80포인트(0.41%) 상승한 2891.64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4.41포인트(0.57%) 뛴 7837.13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아마존)도 애플을 빼고 모두 올랐다.


류 부총리는 이날 상하이 푸둥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중국은 정책수단이 충분하고 다양한 도전을 감당할 능력이 있다"며 추가 경기부양의 여력이 있음을 강조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부채 문제 악화를 우려해 금리인하를 자제하고 있지만, 필요할 경우엔 '최후의 카드'로 금리인하를 꺼내들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중국 뿐이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은 이르면 다음달 금리인하가 유력하고, ECB(유럽중앙은행)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호주 중앙은행은 최근 금리인하를 단행했고, 일본은행(BOJ)도 국채 매입을 늘리는 등 양적완화(QE)에 적극 나섰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는 다소 부진했지만 오히려 금리인하의 명분으로 해석되며 증시를 떠받쳤다.

이날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2만2000건으로 전주에 비해 3000건 늘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1만8000건을 웃도는 수준이다. 4주 평균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500건 증가한 21만775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7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폭은 7만5000개로, 전월(4월)의 22만4000개에 비해 큰폭으로 줄었다. 시장 전망치인 18만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날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인근 오만해에서 유조선 2척이 피격되는 사건이 터졌지만 증시에 충격은 없었다. 오히려 유가가 뛰면서 에너지주들의 강세로 이어졌다. 이날 S&P500 에너지업종지수는 1.3%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장중 4%대 급등세를 보인 뒤 전날보다 배럴당 1.14달러(2.2%) 오른 52.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원유시장의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 8월분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밤 9시30분 현재 배럴당 1.34달러(2.23%) 뛴 61.31달러에 거래 중이다.

CFRA의 샘 스토발 수석투자전략가는 "시장은 미중 무역전쟁이나 지정학적 불안은 무시하고 강력한 경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신중론도 없지 않다. 뉴튼어드바이저스의 마크 뉴튼 상무는 "최근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았지만 아직 충분히 조정을 받았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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