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中 소득성장 따른 새 경협 모델 필요"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2019.05.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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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취임 후 첫 특파원 간담회…"우리기업 사드 피해 컸지만 그것만으론 이전 호황기로 갈수 없어"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가 20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베이징 주재 한국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은 간담회 후 대사공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장 대사가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가 20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베이징 주재 한국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은 간담회 후 대사공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장 대사가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진상현 베이징 특파원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가 20일 중국의 소득 성장에 따른 새로운 한중 경제 협력 모델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한번 강조했다. 기존 중국의 값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제조기지로서의 활용이 한계에 온 만큼 새로운 성공 모델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장 대사는 이날 취임 40여일만에 베이징 주재 한국특파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취임사에서 밝혔던 새로운 한중 경제협력 모델과 관련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장 대사는 "지금까지 우리 기업이 중국에 진출했던 방식에 대한 재검토, 그에 대한 평가를 기업을 만날 때 마다 묻는다"면서 "분명한 것은 지난해 중국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 가까이 왔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평균은 1만 달러지만 중국의 인구가 워낙 많고 경제규모가 크기 때문에 1인당 소득이 2만 달러가 넘는 도시도 15개를 넘는다"면서 "우리가 1인당 소득 1만 달러를 달성했던 1994년, 2만 달러 달성한 2006년에 어떻게 했고, 어떻게 성장을 했는지를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 대사는 " (인건비 상승) 등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어렵다고 이야기 하고 있는, 그래서 베트남이나 동남아시아로 떠나는 그런 모델이 지속가능성이 있느냐에 대한 문제제기"라고 덧붙였다. 단순히 저임금을 보고 중국에서 또 다른 나라로 다시 옮겨갈 것이 아니라 중국의 경제성장에 맞는 새로운 진출 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장 대사는 "결국 중국 국내의 소비재와 서비스 산업으로, 대기업 중심에서 중견 중소기업으로 성공 사례들이 옮겨가고 있다"면서 "여기에 수소경제, 수소차, 로봇산업 등 중국 정부가 원하는 미래 산업에서의 협력, 제3국 시장 공동 진출의 문제까지 전부 어우러져야 새로운 한중 경제 협력 모델이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사는 중국측의 한국행 단체 관광 제한, 한류 콘텐츠 차단 등 아직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해 남은 제재들이 있지만, 이들이 새로운 경제 협력 모델을 찾아가는데 직접적인 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사는 "예를 들어 선양 롯데월드의 경우 사드 제재가 있었지만 선양시가 공사 재개를 허가 했고, 이번주 선양시에서 한국주간 행사도 한다"면서 "앞으로 다시 제재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장 대사는 "중국 사람들도 인건비가 높아졌다는 이야기를 스스로 명확히 얘기한다"면서, 중국측도 새로운 경제 성장 모델을 찾고 있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분야 추가협상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장 대사는 최근 몇년 사이 한국 주요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이유에 대해 사드 제재 피해를 언급하면서도 그 문제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사드 이전에 이미 중국 시장 점유율이 20%에서 5% 미만으로 급락했었다고 예를 들었다. 장 대사는 "당연히 사드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직접적, 간접적으로 피해를 봤지만 그것만으로 다시 옛날과 같은 호황을 누릴 수 있느냐는 별개의 이슈"라며 "그래서 새로운 모델이 서로 모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대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한국 방문과 관련해서는 "(중국측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했다. 또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관련 상황을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 등을 통해 매일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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