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강' 대치 돌입한 G2, 韓 증시 안갯속으로…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5.1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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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트럼프의 '입'에 주목…당분간 관망세 유지…전저점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제한적

'강대강' 대치 돌입한 G2, 韓 증시 안갯속으로…


미·중 무역분쟁이 한치 앞을 모르는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국내 증시가 유탄을 맞았다. 코스피 지수는 오후 내내 2100선에서 횡보하다가 장 막판에야 상승세로 돌아섰다. 무역분쟁 당사국인 중국 증시가 이날 2% 오른 것과 대조된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6.03포인트(0.29%) 오른 2108.04에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1.60포인트(0.22%) 떨어진 722.62에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오후 들어 미국의 중국산 물품에 대한 25% 추가 관세가 시행되자, 낙폭을 키웠다. 장중 2090.39포인트까지 떨어지며 4개월 만에 2100선을 반납하기도 했다. 장 막판 상승하긴 했지만, 약해도 너무 약한 증시 체력에 투자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의 판단은 냉정하다. 모든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에 달렸다는 진단이다.



미국 정부는 예고한대로 현지시간 10일 0시1분(한국시간 오후 1시1분)부터 2000억달러(한화 약 235조6000억원)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렸다. 10일 오전 0시1분 이후 출발한 중국 화물이 미국에 도착할 때까지 관세 인상 효과가 지연되는 효과는 있지만, 그 기간 미국의 태도가 전격 전환될 가능성은 낮다.

중국도 미국의 추가 관세에 즉각 '보복조치'를 언급했다. 고래 싸움에 애먼 새우 등이 터질까 노심초사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중국의 양보를 바라고 있지만, 쉽지 않아보인다.

결국 양국의 강대강 대치 국면에서는 지켜보는 것밖에 답이 없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증시 반등에 강력하게 베팅하는 것도, 추가 하락을 염려해 주식을 파는 것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일단 미중 무역협상 추이를 지켜보라는 조언이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CIO)는 "미국도 중국도 파국을 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극단적인 상황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며 "협상 가능성에 베팅해서도 안되지만, 결렬에 무게를 두고 매도하는 것도 위험한 발상이다. 이번 주말이 지날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협상 결렬으로 추가 관세 부과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확대, 공포지수 상승 등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면서 "협상기간 막판 연장이나 주말동안 관세 부과 후 극적 타결 등 다양한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결국 트럼프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관세 부과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 그리고 이번 이슈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비둘기적 스탠스를 강화할 것이라는 점에서 이후 국내 증시가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낙관적 의견도 일부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미국이 관세를 경고했을 때는 주가 변동성이 커졌고 관세를 부과한 후에는 주가 반응이 크지 않았다"며 "오히려 작년 증시가 3차례 급락했을 때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긴축이었다"고 분석했다.

이날 증시가 미국의 관세 시행으로 출렁이긴 했지만, 연준이 통화 완화 정책을 펼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인만큼 지난해와 같은 급락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 심화는 심리차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로 인한 변동성을 당분간 경계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직전 저점 때는 무역분쟁 우려와 연준 정책에 대한 불안이 모두 극단적으로 높았던 상황이라는 점이 다르고, 현재 증시에 예상 가능한 악재들이 상당부분 반영된 만큼 전저점 이하에 대한 우려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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