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 종전' 임박했다지만…4주 후에 보자는 트럼프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이상배 특파원 2019.04.0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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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양측 모두 "협상서 새로운 진전"…정상회담 일정 확정 안 돼
트럼프 "4주 더 걸릴 것"…시진핑 "함께 노력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를 만나 무역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를 만나 무역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결말에 가까워졌다. 양측이 그동안 진행된 아홉 번의 협상을 통해 대부분 쟁점에서 합의에 이르렀으며, 현재 구체적인 합의안 마련을 위한 막바지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지식재산권과 관세 등 일부 쟁점 사안에서 이견이 여전하며, 양국 정상회담 일정도 정해지지 않아 완전한 타결까지는 최소 4~6주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중국 측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중국 부총리를 만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에 가까워졌다"며 "합의를 한다면 약 4주 뒤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초를 타결 시점으로 잡고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이날 류 부총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전달한 서한에서 "양국 무역 협상단이 여러 형식의 긴밀한 협상을 통해 무역 협상안 마련을 위한 쟁점 사항에서 새롭게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면서 "나와 대통령 선생(트럼프)이 계속 친밀한 관계를 유지기를 바라며, 우리가 함께 노력한다면 미·중 관계가 더욱 좋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시 주석은 이어 "양국 협상단이 상호존중과 호혜 평등 정신에 따라 쌍방의 관심사를 잘 해결하고 무역협상안 담판도 빨리 마무리 짓기를 바란다"며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은 양국 인민의 이익뿐만 아니라 세계의 이익과도 연결되므로 우리가 전략적 지도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에 큰 부담이 되는 만큼 하루빨리 해결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류 부총리도 "지난 이틀간 양국 대표단이 협상을 통해 협상안 초안 등 중요한 문제에서 새로운 합의를 이뤘다"면서 "계속 협상에 박차를 가해 무역 담판을 조기에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문제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지식재산권과 관세 등 일부 문제가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있다. 양국은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 이후 중국의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장치와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 철회 시점 등을 놓고 여전히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중국이 합의를 불이행할 경우 '관세 폭탄'을 되살리는 이른바 '스냅백'(snapback) 조항을 협정에 삽입해야 한다는 태도지만, 중국에 이에 관해 불공정한 조항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은 협정 체결 시 모든 추가 관세의 철회를 원하고 있으나 미국은 일부를 합의 후 90일 또는 180일 동안 유지해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NEC(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대중국 관세 가운데 일부는 철회하고, 나머지는 남겨둘 수 있다"고 밝혔다.

무역 협상을 끝낼 양국 정상의 회담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 무역협상이 타결된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라며 "이 역시 앞으로 4주 뒤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식재산권 도용과 일부 관세가 쟁점으로 남아있다. 무역합의 문서화에도 2주 정도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무리 빨라도 다음달 중순 이후에나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측 협상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무역대표부) 대표도 "아직 일부 중요하고 중요한 문제가 남아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도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매우 좋은 합의를 하려고 한다"며 "만약 그렇지 않으면 아예 합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처럼 협상 결렬을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중국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막판 압박 전술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간 새로운 무역협정은 훌륭한 합의여야 한다"면서 "우리는 오랫동안 (중국을 상대로) 매년 4000억∼6000억달러씩 잃어왔고, 지금도 잃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복잡한 협상"이라며 "지적재산권 도용 등 모든 문제가 다뤄지고 있다. 다뤄지지 않는 분야는 없다"고 했다. 이어 "역사상 가장 큰 합의가 될 것"이라며 "중국이 상상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많은 미국 상품을 구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양국 협상단은 중국이 2025년까지 미국산 콩과 에너지 등 1차 상품 수입을 대폭 늘리고, 중국 내 미국 기업의 출자 제한을 폐기하는 내용 등을 담은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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