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브렉시트 공포? 시장은 '해피엔딩'에 베팅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4.0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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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의회 브렉시트 합의안 계속 거부…'노딜 브렉시트' 가능성 높아져
파운드 강세·주가지수 상승, 지표 좋아져…'장기 연장' 기대감 여전

노딜 브렉시트 공포? 시장은 '해피엔딩'에 베팅


'노 딜 브렉시트(아무런 합의 없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공포가 유럽을 넘어 세계를 짓누르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조금 다르다.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이고, 주가지수는 오르는 등 지표만으로는 브렉시트 우려를 찾아보기 힘들다. 시장이 결국 브렉시트 드라마의 '해피엔딩'에 베팅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 대비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올해 3% 올랐다. 주요 10개 통화 가운데 최상위 성적이다. 영국 내수주 중심의 FTSE(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250지수도 올 들어 10% 뛰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시장과 펀드매니저들이 (영국과 유럽연합이) 노딜 브렉시트를 피할 것이란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계 투자은행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석 통화투자전략가는 "브렉시트가 결국 해결될 것이란 희망이 있는 한 시장은 낙관적인 시각에서 거래할 것"이라며 "파운드화 강세는 이를 반영한다"고 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라파엘레 베르토니 채권부문 대표도 "파운드화가 저평가돼 있다. 선진국 통화 가운데 가장 좋은 투자처다"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 의회는 테리사 메이 총리가 유럽연합(EU) 정상들과 합의한 브렉시트 방안을 모두 거부했다. 브렉시트 날짜도 지난달 29일에서 이달 12일로 일단 연기됐지만,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 시한 전에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하지 않으면 영국이 무작정 EU에서 떨어져 나가 극심한 혼란과 경기 침체를 일으킬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이날 7시간의 내각회의를 거쳐 브렉시트 날짜를 다음 달 23일 유럽의회선거 전까지 연기하는 방안을 EU에 요청하기로 했다. 그 전에 의회를 설득해 질서 있는 브렉시트를 이뤄내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당수와도 협의하기로 했다. 보수당 내 강경파를 누르고 파국을 막기 위해 최대 정적과도 손을 잡겠다는 것이다.

메이 총리와 코빈 당수의 협상이 불발한다면 브렉시트 불확실성은 다시 최고조에 달하게 된다. 노 딜 브렉시트 위험성이 여전히 크다는 의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5년 만에 아일랜드를 방문해 노 딜 브렉시트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폴리 전략가는 "브렉시트 시한이 연장되지 않는다면 모든 희망이 사라질 것"이라며 "그러면 파운드 가치가 바닥을 뚫고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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