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변 일부 폐기' 대가로 무기 뺀 모든 제재 해제 요구"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3.02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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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부 고위당국자 "北, WMD 완전히 동결하지 않으려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첫날인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첫날인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지난달 27∼28일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측이 영변 핵시설 일부의 폐기를 대가로 무기를 제외한 모든 제재의 해제를 요구했다고 국무부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이 당국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 방문한 필리핀에서 1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일부 제재의 해제만을 요구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말장난"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당국자는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고 요구했다'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발언과 관련, 북측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실무협상 과정에서 북측에 그 정의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보면 이들 제재는 금속 제품과 원자재, 운송수단, 해산물, 석탄 수출품, 정제유 수입품, 원유 수입품 등 그 대상 범위가 넓다"며 "우리는 북측에 그들의 조건이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 명확히 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는 기본적으로 무기를 제외한 모든 제재를 아우르는 것이었다"고 했다.



당국자는 "그들은 현재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한 만큼 과거 실험 때문에 부과된 모든 제재가 해제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실험은 핵무기를 개발하는 과정의 일부였고 무기 자체는 테이블 위에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이를 면밀히 검토했고, 북측에 그렇게 되긴 힘들 것이라고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또 이 당국자는 "북한이 우리에게 제안한 것은 영변 핵시설 전체가 아닌 단지 일부의 폐쇄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변 핵시설은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핵심으로, 300개가 넘는 시설들이 3평방 마일에 걸쳐 퍼져 있다"며 "북측에 영변 핵시설 폐기 제안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요구했지만, 북측은 이를 설명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마주한 딜레마는 북한이 현 시점에선 WMD(대량파괴무기)를 완전히 동결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이라며 "따라서 만약 우리가 제재를 완화한다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는 수십억달러의 돈이 북한의 WMD 개발에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더 크게 가자(go bigger)"며 "올인해라. 우리도 올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독려했다고 국무부 당국자는 전했다.

그러면서 "북미 정상이 개인적 관계를 구축하고 있고, 두 정상 모두 이런 관계가 우리의 구상을 진전시켜 나가는 데 큰 이점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이 준비되는 대로 추가로 대화를 이어가기를 매우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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