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 급반등…오후 2시, 주가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2.2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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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시각] FOMC 1월 의사록 공개에 뉴욕증시 출렁…연준 '中·유럽 성장률 둔화 우려', 호재로 작용

급락, 급반등…오후 2시, 주가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20일(현지시간) 오후 2시 뉴욕증시가 출렁이기 시작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달 29~30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당시 의사록을 공개하면서다.

첫 반응은 급락이었다. 연준이 정책금리를 언제까지 동결할지에 대해 분명한 힌트를 내놓지 않으면서다. 그러나 곧장 급반등이 이어졌다. 연준이 해외 경제성장률 둔화를 우려하기 시작했다는 게 이유였다. 적어도 올해말까지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자제할 것이란 판단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나스닥, 8일 연속 랠리

이날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63.12포인트(0.24%) 오른 2만5954.44로 거래를 마쳤다. 보잉과 캐터필러, GM(제너럴모터스), 듀폰 등 전통주들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4.94포인트(0.18%) 오른 2784.70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03% 상승한 7489.07로 장을 마감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인 'FAANG'(페이스북·아마존 · 애플 · 넷플릭스 · 알파벳)은 모두 보합세였다. 나스닥지수는 이날 상승으로 8거래일 연속 랠리를 기록했다.

의사록에서 확인된 FOMC 위원들의 시각은 크게 3가지다.

첫째, FOMC의 거의 모든 위원들은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올해말 '보유자산(대차대조표) 축소' 프로그램을 조기 종료할 것이란 계획을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보유자산 축소란 연준이 보유 채권을 매각하고 시중의 자금(달러화)를 회수하는 것으로, 일종의 통화긴축 정책이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돈을 풀어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이른바 '양적완화'(QE)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긴축정책의 조기종료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엔 호재다.


둘째, FOMC 위원들은 대부분 인내심을 갖고 당분간 정책금리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그러나 올해말 정책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선 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갈렸다. 일부 위원들은 물가가 급등하지 않는 한 금리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일부 위원들은 올해말 경기가 예상에 부합할 경우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FOMC 위원들이 '물가가 급등하지 않는 한'이란 조건을 달아 금리인상 자제를 주장했다는 것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재개하기 위한 조건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뜻"이라며 '비둘기파'(통화완화주의적) 메시지로 해석했다.



◇'中·유럽 성장률 둔화' 우려한 연준

마지막으로 FOMC 위원들은 중국과 유럽 등 해외 경제성장률 둔화를 우려하고 있었다. 금리동결의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증시에 긍정적이다.

E트레이드의 마이크 로웬가르트 투자전략 부사장은 "연준이 글로벌 성장률 둔화를 우려하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성장률 둔화가 곧 침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중 양국이 조만간 MOU(양해각서)를 맺고 무역협상을 잠정 타결할 것이란 기대도 시장을 떠받쳤다. 그러나 이미 기대감이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된 터여서 실제 타결 이후 합의 내용에 따라 주가가 오히려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날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차관급 무역협상을 벌인 미중 양국은 21일부터 미국측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중국측 류허 부총리 등이 참여하는 장관급 협상에 들어간다.

양측은 22일까지 이어질 장관급 협상에서 MOU를 도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MOU에는 중국의 수입 확대와 경제시스템 개혁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와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중단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US뱅크 웰쓰매니지먼트의 에릭 바이간드 선임포트폴리오매니저는 "최근의 주가 상승은 상당부분 미중 무역협상의 진전 때문"이라며 "그러나 이런 추세가 이어지려면 단순한 진전이 아니라 정책, 즉 결과물이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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