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보다 못한 내년…현대硏, 2018년 성장률 2.8% 전망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2017.12.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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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성장률 상고하저, 하반기 이후 저성장 재현 우려"

올해보다 못한 내년…현대硏, 2018년 성장률 2.8% 전망


올해 '3% 성장' 달성 가능성이 유력한 가운데 내년 경제성장률은 이보다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을 올해 성장률 전망치 3.1%보다 낮은 2.8%로 예상했다.

수출 호조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해결, 민간소비 회복 등은 성장세를 강화시킬 만한 요인이지만 건설투자 침체, 3고(고금리, 원화강세, 고유가) 등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 이후엔 저성장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10일 현대경제연구원은 '2018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을 발표하고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올해 3.1%, 내년 2.8%로 각각 전망했다. 이는 지난 9월 전망치(2.7%, 2.5%) 보다 각각 0.4%포인트, 0.3%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

연구원이 3개월 만에 전망치를 수정한 것은 전망 발표 이후 대내외 여건들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우선 사드 문제가 해빙 분위기를 맞고 있다. 연구원은 사드 보복 충격이 경제에 미치는 손실을 8조5000억원, GDP 대비 0.52% 수준으로 본다. 사드 보복이 해소될 경우 경제 회복에 긍정적일 수 있다. 또 세계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10월 이후에도 수출호조가 지속되고 있고 내수도 제한적이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내년 성장률이 기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이다.

다만 연구원이 전망한 내년 성장률 2.8%는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 국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 3.0%보다 낮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예상한 2.9%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정부와 국제기구, 국책연구기관보다 내년 경기 성장세에 대해 비관적인 셈이다.

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이 상반기 3.0%, 하반기 2.6%로 상고하저의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본다. 상반기까지는 최근의 회복 흐름을 이어가더라도 하반기부터는 다시 '저성장' 국면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자료=현대경제연구원
비관적 전망의 근거로 제시된 것은 우선 건설투자 위축 가능성이다. 경기상승을 이끌어왔던 건설투자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침체 국면에 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 전반과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간소비 전망도 밝지 않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미시 대책과 더불어 기준금리 인상 정책이 필요하다. 실제로 한은은 지난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고 내년 중에도 1~2차례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기준금리 인상은 부채 상환 부담을 늘려 가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3고(고금리, 원화 강세, 고유가) 현상에 대한 걱정도 크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3고 현상이 본격화될 경우 수출경기 등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 회복세를 강화하고 경기 확장세 기간을 유지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경제 역동성 복원, 안정적인 경제 성장 확보가 필요하다"며 "재정확대와 긴축의 상반된 정책 기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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