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조사 온 가습기특위에 고개숙인 옥시 "책임 지연 사과"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16.07.2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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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국회 특위 27일 옥시 방문…특위 전문가 현장조사 비공개 진행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옥시 본사에서 열린 '국회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기업 현장조사에서 인사말을 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진=뉴스1.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옥시 본사에서 열린 '국회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기업 현장조사에서 인사말을 하려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진=뉴스1.


현장조사를 위해 27일 옥시 본사를 방문한 국회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특위)'에 옥시레킷벤키저 관계자들이 고개를 숙였다. 이날 조사를 비롯, 향후 진행될 국회 청문회 등에 대해서도 최대한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가습기살균제 특위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옥시레킷벤키저를 방문, 아타 사프달 대표를 비롯해 회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 현장조사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우원식 특위 위원장은 비공개 전환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옥시레킷벤키저가) 글로벌 회사이니 (가습기살균제)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더 가져 한국에서는 옥시 제품이 가장 많이 팔렸다. 그래서 1차 조사분석 피해자 대부분이 옥시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그러나 옥시 제품이 피해 원인이었다는 것이 공인된 후의 옥시 태도는 가족을 잃거나 건강상의 심각한 피해를 입은 피해자를 더 분노하게 했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옥시는 단 한 차례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고, 책임지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 2016년 4월 검찰 수사가 본격 시작돼서야 사과를 했다"며 "피해자 입장에서 단 한번이라도 생각했더라면 이처럼 국민적 분노가 커지진 않았을 것이다. 아직도 많은 가해 기업들이 재난에 눈을 감고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문제해결을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조사에 참관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은 옥시레킷밴키저 뿐 아니라 영국 본사에 대한 조사도 국회 차원에서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을 대표해 회의에서 발언한 최승훈 씨는 "옥시를 비롯해 모든 가해기업들은 법적으로 온갖 거짓과 위조와 조작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했고 대한민국 법정, 국민, 정부를 우습게 봤다"며 "특히, 2011년 이후 옥시레킷밴키저는 피해자들에게 철저히 무대응으로 일관했고 영국 본사인 레킷밴키저가 전략적으로 피해자를 대응했다. 영국 본사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특위에 부탁한다"고 말했다.

가습기살균제 주요 가해기업으로 부상, 이날 특위 현장조사 대상이 된 옥시레킷밴키저는 우선 고개를 숙였다.


아타 사프달 옥시레킷밴키저 대표는 "옥시는 가습기살균제 사태 해결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 국정조사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협조를 하겠다"며 "이런 비극적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위 위원인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뭘 잘못해 사과를 하는 것인지 좀 더 분명히 해 달라"는 요구에 아타 사프달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주요 업체로서 (원인불명 폐 손상이 가습기살균제 때문이라는 2011년 연구결과 이후) 5년간 해결책을 제시 못하고 지연시킨 점, 5년 간 법적으로만 대처한 점, (피해자들이 만족할)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한국과 한국 사회에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가습기살균제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실험결과를 왜곡한 것도 사과하라고 신 의원이 재차 요구하자 아타사프달 대표는 "은폐하려고 했던 시도는 없었다"며 "가습기살균제 유해성 발표 이후 저희는 저희 회사를 대변하고 방어해야 했던 움직임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장조사에 앞서 애경과 이마트가 판매한 가습기살균제에 기존에 알려진 성분 외에 새로운 독성물질이 함유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관심을 모았다.

특위 소속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애경과 이마트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 SKYBIOFG에서 새로운 독성물질 DCMIT가 함유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원료제조사인) SK케미칼이 작성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에서는 독성이 강한 물질이 CMIT와 MIT만 표기됐다. 결과적으로 SK케미칼이 작성한 MSDS를 신뢰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현장조사 사흘째인 특위는 오전 옥시에 이어 오후에는 이마트와 애경, SK케미칼을 방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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