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아직 덜 떨어졌다?…"美 금리인상 관계없이 추가 하락"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15.11.1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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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이 올 들어 17년 만에 처음 3년 연속 하락세로 기울 조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여부와 관계 없이 금 값이 더 오랜 기간 내리막길에서 떠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고 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채널CNBC가 보도했다.

금값은 올 들어 8% 이상 하락했으며 이 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1996-1998년 이후 처음 3년 연속 하락을 기록하게 된다. 그러나 일부 금시장 트레이더들은 금이 보다 깊은 하락의 늪에 잠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금 값은 이달 들어 5% 떨어졌는데 지난 4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고용지표가 강세를 보이면 오는 12월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힌 것이 금값 하락을 조장했다. 달러로 가격을 메기는 금 등 원자재(상품) 시세는 달러 가치가 강세를 띨 경우 자연히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더욱이 10월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웃돈 호조를 보이면서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진만큼 추가적 달러 강세를 점치는 관측도 늘고 있다.

자산관리업체 찬티코글로벌을 이끄는 지나 산체스 CEO(최고경영자)는 그러나 FRB가 12월에 금리를 안 올려도 금값은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체스 CEO는 금값에 대해 "우리가 보는 경향이 계속될 것"이라며 "금값은 경기 회복, 보다 높은 금리, 달러 강세에도 취약한데 이 세가지가 모두 예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FRB가 금리를 인상하면 금값이 보다 악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산체스 CEO는 "금에 매우 부정적일 것"이라며 "이는 매수 기회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리치 로스 에버코어ISI 기술적분석가도 구리값이 올 들어 현재까지 20% 떨어진 상황을 감안하면 금값이 추가 하락을 면키 힘들다고 전망했다. 뉴질랜드와 호주 등 주요 금생산국의 통화 약세 역시 금값에 부정적이다. 뉴질랜드달러와 호주달러는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올 들어 현재까지 각각 13%, 16% 급락했다.

로스 분석가는 금값이 일부 단기랠리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오르면 다시 매도세가 거듭돼 장기적으로 온스당 1000달러를 하회할 것으로 봤다. 국제 금값은 지난 6일에는 4개월만에 최저치인 온스당 1087달러 선으로 체결됐다. 로스 분석가는 "저 선을 하회한 데 따른 행운을 누릴 수도 있는데 이는 점점 매도압력이 거세지다가 바닥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이 같은 가능성을 확인하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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