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대한항공, 경복궁옆 호텔도 '후진'하나

머니투데이 황보람 기자 2014.12.1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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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대한항공 여론 악화, 조현아 부사장 호텔추진 주역...청와대도 부정기류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지난 5일(현지시간) 0시 50분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대한항공 KE086편에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서비스가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던 비행기가 기수를 탑승 게이트로 돌리는 '램프리턴'을 해 사무장 승무원을 내려놓고 이륙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한편 국토교통부는 이 사건과 관련 항공안전과 항공보안 파트에서 검토하는 중으로 먼저 법에 저촉되는 지부터 살펴보고 있다. 2014.12.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지난 5일(현지시간) 0시 50분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대한항공 KE086편에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서비스가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향하던 비행기가 기수를 탑승 게이트로 돌리는 '램프리턴'을 해 사무장 승무원을 내려놓고 이륙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한편 국토교통부는 이 사건과 관련 항공안전과 항공보안 파트에서 검토하는 중으로 먼저 법에 저촉되는 지부터 살펴보고 있다. 2014.12.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이 추진 중인 경복궁 옆 호텔 건립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대기업 특혜' 논란에 멈춰 있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이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서울 종로구 송현동 일대 부지에 7성급 호텔을 신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반경 200m 이내에는 관광호텔을 신·증축할 수 없는 현행법 때문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송현동 호텔 건립 예정지는 풍문여고와 덕성여중·고 등 3개 학교와 인접해 있다



송현동 호텔을 향한 대한항공의 꿈은 정부가 추진 중인 '관광진흥법 개정'과 맞물려 급물살을 탔다. 일명 '학교앞 호텔법'이라 불리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이다. 법안에는 유흥시설이나 사행행위장이 없는 관광숙박시설의 경우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 내에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겼다.

학교앞 호텔법은 야당을 중심으로 '대기업 특혜'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급증하는 중국인 여행객 수요를 감안해 정부의 중점 추진 사업으로 꾸준히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 법안심사를 담당하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위원들도 "(우리를) 설득을 시켜달라"며 타협의 여지를 열어놨다. 가장 큰 반대 논리는 '여론'이었다.



이런 가운데 '땅콩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과 대기업 오너 일가에 대한 여론이 더욱 악화돼, 법안 설득작업이 더욱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 조 부사장은 대한항공 보직에서는 사퇴했지만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 자리는 유지하는 등 여전히 송현동 호텔을 추진하는 당사자다.

교문위 소속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학교앞 호텔법의 상징은 대한항공의 칼호텔이고 조 부사장이 실제 이를 추진하는 사람"이라며 "'재벌 특혜'로 국민 여론이 나빴는데 땅콩회항 월권 논란으로 더 심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제안한다면 법안소위에서 법안이 다뤄지긴 하겠지만 야당으로서는 대한항공의 기업 윤리성을 들어 국민 신뢰를 잃었다고 판단해 일관적으로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청와대 내에서도 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가뜩이나 '정윤회 사건'으로 여론이 악화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대한항공에 대한 특혜 논란이 있는 정책을 추진하는게 쉽지 않다는 기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체부에서도 '대기업 특혜' 반대 논리를 깨기 위해 송현동 호텔 부지를 법안 수혜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앞 호텔법은 중국인 관광객 유치라는 더 큰 목표를 갖고 있어 걸림돌인 대한항공 부지를 버리고 갈 여지도 있다.

교문위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어차피 칼호텔은 (학교앞 건립이)안되는 걸로 결론이 난 걸로 안다"며 "법안 자체는 일반원칙으로 포기하는 건 아니지만 대한항공 호텔 건은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5일 조 부사장은 미국 JFK공항에서 인천으로 가는 KE086 항공기가 이륙을 준비하던 중 기내 식품 제공 서비스에 문제가 있다며 담당 사무장을 내리게 해 '월권'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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