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와 신선이 놀고갔다는 그 곳…'두타산(頭陀山)'과 '무릉계곡(武陵溪谷)'

딱TV 조용만 어반트래블 대표 2014.07.2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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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TV]익숙한 여행지, 몰랐던 매력

편집자주 조용만의 딱거기 -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 구름여행자.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관광 정보 대신 여행이 주는 여백의 미를 전해드립니다.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하고 갔다는 그 곳, 상상 속의 무릉도원과 가장 가까운 그 곳을 만날 수 있는 여행길. 두타산과 청옥산에서 시작돼 골짜기를 굽이쳐 내려오는 계곡물과 폭포를 만나 보면 어느새 신선놀음에 빠져 든다.

강원도 동해시 삼화면(도로명 주소: 동해시 무릉로 538)에 위치한 무릉계곡. 두타산(해발 1353m)과 청옥산(靑玉山, 해발 1404m), 고적대(高積臺, 해발 1354m)에서 발원한 계류들이 흐르는 계곡이다.



주변을 병풍처럼 둘러싼 산들과 기암괴석들로 인해 예로부터 그 절경이 뛰어나서 무릉도원으로도 불려 왔다. 비교적 도심과 가까운 지리적 여건으로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 무릉계곡↑ 무릉계곡


본격적인 계곡의 시작은 관리사무소를 지나서 만나게 되는 금란정(金蘭亭)과 그 앞의 무릉반석이다. 계곡의 초입인 호암소(虎巖沼)부터는 4km 정도의 거리다.



금란정은 구한말 일제에 의해 향교가 폐강된 유생들의 한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정자다. 무릉계곡을 대표하는 명소 중 하나인 무릉반석(武陵盤石)을 배경으로 시원한 바람과 물소리를 느껴볼 수 있는 명당이다.

↑ 금란정 ↑ 금란정
무릉반석은 이 계곡의 여러 바위 중에서도 가장 넓은 1500여 평 넓이의 바위를 말한다. 바위의 표면 위에는 조선시대 4대 명필 중 하나인 봉래 양사언의 석각(石刻)과 매월당 김시습을 비롯한 수많은 시인과 묵객들의 시(詩)가 새겨져 있다. 이들의 다양한 서체들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다.


↑ 무릉반석↑ 무릉반석
특히 동해 시청은 양사언이 적었다는 석각이 오랜 세월 동안 풍파에 의해 희미해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1995년도에 금란정 옆에 모형 석각을 제작해 놓기도 했다.

↑ 무릉반석 암각서 모사본↑ 무릉반석 암각서 모사본
금란정을 지나면 신라 말기에 창건된 삼화사(三和寺)를 만난다. 이전의 삼화사는 지금의 위치에서 동쪽으로 1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으나 여러 차례의 소실과 재건을 거쳐왔다. 1907년 왜병의 방화로 마지막으로 소실되고 다시 중건 후, 1977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지금은 내부 공사 중으로 웅장한 삼화사의 경내를 돌아보기는 다소 어렵다. 하지만 역사적인 의미가 가득한 불당과 문화재들이 많이 있으니 계곡을 올라가기 전에 한번 돌아봐도 좋다.

↑ 삼화사 본당 적광전(寂光殿)↑ 삼화사 본당 적광전(寂光殿)
관리사무소에서부터 끝 지점인 용추폭포까지는 2.5km 남짓한 거리여서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계곡을 즐길 수 있다. 다른 계곡과는 달리 용추폭포까지는 계곡을 옆으로 두고 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크게 힘들지 않다. 약간 숨이 차는 돌계단도 있지만, 그 것 뿐이다.

↑ 무릉계곡↑ 무릉계곡
계곡을 오르는 내내 기암괴석과 푸른 못 등이 여행객을 반겨준다. 더불어 울창한 나무들로 둘러싸인 길을 올라가기 때문에 뜨거운 여름에도 나무 그늘 덕에 비교적 시원한 걸음을 옮길 수 있다. 이른 새벽이라면 솔 향기와 함께 나무들이 뿜어내는 진한 피톤치드(phytoncide)도 함께 느낄 수 있어 더할 나위 없다.

↑ 무릉계곡↑ 무릉계곡
용추폭포를 가리키는 이정표를 따라 걷다 보면 '병풍바위'를 만난다. 거대한 바위들로 둘려져 여행객을 위압하는 거대한 바위벽이다. 장군바위와 같이 놓인 이 기암괴석들은 곧이어 만나게 될 선녀탕과 쌍폭, 용추폭포를 위한 경호원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 병풍바위↑ 병풍바위
선녀들이 당장에라도 뛰어들 것 같은 선녀탕. 어느 정도의 깊이인지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검은 물속은 용추폭포와 쌍폭을 지나온 두타산 계곡의 청정 수원이 모였다 나가는 곳이다. 누군가 발을 담그기만 해도 선녀로 변해 버릴 것 같은 수려함을 자랑한다. 골짜기를 울리면서 들려오는 물 흐르는 소리도 선녀들의 웃음소리처럼 들린다.

↑ 선녀탕↑ 선녀탕
선녀탕을 지나면 계곡도 거의 막바지에 접어든다. 무릉계곡은 제법 굵은 물줄기의 폭포로부터 시작돼 여느 계곡과 차이가 난다.

여러 갈래의 물줄기가 한데 모여 제법 낙차가 큰 바위틈이나 계곡 틈으로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계곡 하류의 모습이다. 무릉계곡의 시작은 아마도 산신령이 한데 모아 놓은 물을 바가지로 퍼서 흘려주는 듯 시작이 된다.

쌍폭은 그 놓인 위치가 절묘하다. 안전을 위해 설치한 난간이 있는 바위에서는 좌우로 떨어지는 물줄기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폭포를 정 중앙에서 정 대칭의 각도로 볼 수 있다.

왼쪽으로는 계단식으로 차례차례 떨어지는 물줄기를, 오른쪽으로는 거침없이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를 볼 수 있다. 이 얼마나 자연의 절묘한 조화인지 모른다.

↑ 쌍폭↑ 쌍폭
쌍폭을 지나 100m 정도 더 올라가면 무릉의 정점인 용추폭포를 만난다. 항아리의 목처럼 생긴 곳에서 물이 떨어지면서 소가 형성된다. 소에서 잠시 머물렀던 물은 바위 사이를 춤추듯 흐르다 쌍폭에서 한번 더 절정을 맞이한 후 무릉전체로 퍼져 나간다.

용추폭포 앞의 다리를 건너면 제법 높은 높이의 철계단이 나오는데, 이 계단을 올라가면 용추폭포를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 아직 힘이 남아 있다면 올라가 보는 것도 좋다. 또 용추폭포를 마주 보고 있는 봉우리에는 사업의 성공을 도와준다는 발바닥 바위가 있으니 눈여겨 볼 만 하다.

↑ 용추폭포(좌)와 발바닥 바위 (우)↑ 용추폭포(좌)와 발바닥 바위 (우)
무릉계곡의 20km도 채 안 되는 동쪽으로 추암 해수욕장과 삼척 해수욕장이 있어 바다와 계곡을 같이 즐길 수 있다. 북쪽으로는 동해안 최대의 해수욕장인 망상 해수욕장과 남쪽으로는 울진 방향의 물 맑기로 소문난 맹방 해수욕장까지 짧은 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 천혜의 위치임이 틀림없다.

계곡과 해변만으로도 아쉽다면 인근의 천연동굴인 천곡동굴과 추암해변 제일의 명소인 촛대바위, 묵호항, 묵호등대 등도 가보면 좋다. 동해시에는 여느 동해안 도시 못지않게 활기차고 여행객을 끌어당기는 명소들이 많으니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마음껏 즐길 수 있다.

↑ 천곡동굴(출처 : 동해시 시설관리공단)↑ 천곡동굴(출처 : 동해시 시설관리공단)
이러한 지리적 장점은 대중교통으로의 접근성으로도 이어진다. 기차를 탄다면 서울에서는 청량리역에서 묵호역이나 동해역으로 이동해 다시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버스도 역시 동해에서 무릉계곡까지 3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된다(40분 정도 소요).
또한, 삼화사에서는 1박 2일 또는 2박 3일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관심이 있다면 사찰에서의 심신 수련도 또 하나의 휴가가 되지 않을까 싶다. 교통이나 숙박 등에 관련한 정보는 동해시 시설관리공단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좋다.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7월 26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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