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발길을 허락치 않는 청정지역…삼척 '덕풍계곡'과 '용소골'

딱TV 조용만 어반트래블 대표 2014.07.1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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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TV]익숙한 여행지, 몰랐던 매력

편집자주 조용만의 딱거기 -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 구름여행자.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관광 정보 대신 여행이 주는 여백의 미를 전해드립니다.

사람의 발길을 허락치 않는 계곡. 돌 하나, 굽이치는 물 줄기 하나까지 모든 것이 자연 그래도인 그 곳, 삼척의 '덕풍계곡'이다. 도심의 열기와 소음을 피해 유유자적 산책을 하거나, 좀 더 깊은 곳으로 트래킹을 시도해도 좋을 곳이다.

삼척과 울진의 경계 사이에 사람들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맑은 계곡이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들어간다면 대개 영월을 지나 다시 태백으로 들어가서 진입해야 하므로 태백에 있는 계곡들 중 하나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곳의 정확한 행정 구역은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이다.



풍곡리 출발점에서부터 본격적인 덕풍계곡의 시작점인 덕풍산장 앞까지는 도보로 한 시간 정도 걸린다. 시멘트로 포장된 도로여서 시작 지점까지 걷는다면 계곡에 들어서기 전에 이미 피곤해질 수도 있지만, 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계곡의 경치 또한 일품이다. 시간 여유가 된다면 걸어서 들어가 보는 것도 권할만하다.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15분 정도가 소요되지만, 대형 차량은 통행이 불가하다. 도로가 좁은 관계로 도보로 이동할 때는 오가는 차량을 주의해야 한다. 사람이 붐비는 휴가철이라면 차량 이동이 오히려 더 복잡할 수도 있다.



↑ 풍곡리 출발점으로 들어가는 덕풍교↑ 풍곡리 출발점으로 들어가는 덕풍교


↑ 진입로↑ 진입로
이곳의 덕풍 산장을 비롯한 세 곳의 숙박과 식당을 겸하는 업소들은 계곡 초입에 있어 사람들에게 기점으로 인식된 곳이다. 산장을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 되는 길에는 등산객을 반기듯 활짝 피어난 채 순풍에 하늘거리는 도라지꽃의 군무를 보는 것도 멋지다. 7~8월에 도라지 꽃이 보인다면 덕풍계곡이 시작 되는 곳이라 보면 된다.

↑ 도라지 꽃↑ 도라지 꽃

포장도로가 비포장길로 바뀌고 다시 흙길로 변하면 본격적인 계곡 트래킹이 시작된다. 도라지밭을 지나면 안내판이 나오는데, 왼쪽으로는 응봉산(해발 999m)으로 향하는 길이고 오른쪽은 문지골 방향이다.

문지골은 용소골보다 계곡 폭이 아주 좁고 거칠어서 길이 어렵다. 용소골은 좌우로 빠질 필요 없이 길이 나 있는 대로 발길을 옮기면 된다. 응봉산은 덕풍계곡으로 들어가 용소골을 통해서도 올라갈 수 있으나, 길이 험하고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 안내판↑ 안내판
덕풍계곡은 풍곡리 초입부터 본다면 14km에 달하는 장거리다. 가장 많이 다녀오는 제1 용소부터 안내판이 있는 지점에서 약 1.5km 거리고, 다시 제1 용소부터 제2 용소까지 역시 1.5Km 정도의 거리다. 천천히 풍경을 감상하며 걸어도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다만 대부분 바위길이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덕풍계곡↑ 덕풍계곡
↑ 덕풍계곡↑ 덕풍계곡
집채같은 바위부터 아기 주먹크기의 돌까지 아무렇지 않게 놓인 암석들과 응봉산을 둘러싼 울창한 나무들, 바위를 휘돌아 나가는 이슬처럼 맑은 물이 자연의 조화를 이끌어낸다. 가다가 조금 지치면 흐르는 시원한 물에 손을 담가도 좋고 잠시 그늘에 앉아 가져온 도시락을 먹으면서 쉬어도 좋다.

↑ 제1 용소 ↑ 제1 용소
제1 용소는 수심이 40m나 될 정도로 엄청나게 깊다. 용소 위로 흐르는 폭포는 제법 소리가 우렁차서 계곡을 오르느라 흘린 땀을 식혀준다. 제1 용소와 제2 용소를 이어주는 길은 옆으로 늘어선 암벽밖에 없다.

안전줄을 잡고서 바위에 몸을 의지하고 지나야 하는 관계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제1용소를 지나면서 계곡과 계곡이 이어지고 한 굽이를 돌고 다시 한 굽이를 돌면 만나는 풍경들은 매우 아름답다.

↑ 덕풍계곡↑ 덕풍계곡
↑ 덕풍계곡↑ 덕풍계곡
제2 용소로 가는 길에는 제법 수심도 깊은 곳도 있다. 산으로 올라가는 방향이다 보니 아무래도 길도 더욱 험해진다. 수로가 좁아지며 폭포가 되었던 계곡물은 넓은 공간에서는 작은 용소를 만든다. 다시 좁은 길을 만나면 그 잔잔했던 물이 또다시 작은 폭포를 형성한다. 이름 모를 작은 물고기들만 맑은 물을 즐기는 듯 유유자적하다.

↑ 덕풍계곡↑ 덕풍계곡
↑ 덕풍계곡↑ 덕풍계곡
어딘가 제 1 용소보다는 더욱 험할 것 같은 제2 용소까지의 길은 뜻밖에 넓고 수심도 얕다. 이곳에서 제3 용소를 가는 길은 지도상으로는 5.5km에 달하는 거리다. 길이 험하고 제대로 나 있는 길을 찾기가 어려워 준비가 잘 갖춰지지 않았다면 제3 용소까지의 이동은 권하고 싶지 않다. 덕풍계곡 왼쪽에 있는 응봉산 정상으로 가고자 한다면 제3 용소까지 가도 되고, 가는 길 도중의 작은당귀골 기점에서 왼쪽으로 이동해도 된다.

↑ 제2 용소↑ 제2 용소
계곡은 비가 내리면 물이 금방 불어나고 바위 또한 미끄러워서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우천시에는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고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구두나 슬리퍼를 신고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휴가철에는 비교적 간소한 차림으로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데 날카로운 바위와 험준한 곳이 많아서 반드시 등산화나 트레킹화를 착용해야 한다. 바위를 짚을 수 있도록 등산용 장갑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크고 작은 바위가 많다 보니 등산 스틱은 오히려 방해될 수도 있다. 특히 응봉산 등반이 목적이 아니라면 돌아올 때 올라갔던 길을 다시 내려와야 하므로, 노약자와 어린아이는 될 수 있으면 제 1 용소 이후로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

계곡에서 맑고 푸른 자연을 마음껏 누렸다면 인근 태백의 여러 관광명소로도 가족들과 함께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를 비롯해 용연동굴, 월둔동굴, 태백고원 자연휴양림, 석탄박물관,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연못 등이 있다.

특히 검룡소의 물은 정선 골지천과 조양강으로, 영월 동강을 지나 단양·충주·여주로 흘러 다시 양수리를 지나 한강을 거쳐 서해로 들어간다고 한다. 단순한 계곡의 물이라기엔 그 의미가 사뭇 대단하다.

↑ 검룡소↑ 검룡소
날짜가 맞는다면 매월 5일, 15일, 25일에 열리는 통리 오일장도 볼만하다. 관광객이 많아지다 보니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대도시보다는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인근 주민이 직접 재배한 각종 나물과 감자, 옥수수 등을 구매할 수도 있다. 아직은 시골 인심이 후한 덕에 덤으로 주는 것들도 상당히 많다.

↑ 통리 오일장 ↑ 통리 오일장
덕풍계곡과 용소골은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어려운 까닭에 이처럼 맑은 계곡이 잘 보존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태백에서는 하루 4회 운영하는 시외버스를 타고 덕풍계곡 입구에서 내려 덕풍산장까지 걸어가야 한다. 삼척에서도 하루에 5, 6회 정도의 대중교통이 운영되지만, 이 역시 쉽지는 않다.

덕풍계곡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삼척 덕풍계곡 홈페이지(http://valley.invil.org/)에서 확인하면 된다.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7월 19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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