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색다른 '미로(迷路) 즐기기'…상하이 전자방(田子坊, Tianzifang)

머니투데이 조용만 어반트래블 대표 2014.06.2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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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TV]익숙한 여행지, 몰랐던 매력

편집자주 조용만의 딱거기 -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 구름여행자.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관광 정보 대신 여행이 주는 여백의 미를 전해드립니다.

마천루가 늘어선 신천지의 풍경. 중국의 경제중심지 상하이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높아진 빌딩만큼 넓게 드리워진 그늘 속에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다양한 상하이 시민들의 이야기가 녹아있다. 마치 홍대에 가려진 연남동처럼, 예술가들의 골목길 '전자방'은 여행객들에게 이색적인 멋을 드러낸다.

도심 속 색다른 '미로(迷路) 즐기기'…상하이 전자방(田子坊, Tianzifang)


중국 제일의 경제도시 상하이(上海, Shanghai). 환상적인 스카이라인이 늘어선 황푸 강을 따른 상하이의 모습은 언제나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



어느 도시든 발전한 모습 이면에 그와 다른 상반된 분위기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오늘 소개하는 지역도 그런 발전과는 다소 거리가 멀지만 많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지역이다.

상하이에서 여행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지역인 신천지(新天地, Xintiandi)를 지나 대한민국 임시 정부청사에서 남서쪽으로 향하면, 서구식 중국 건축 형태인 석고문(石庫門, Shikumen) 양식의 건축물들이 빼곡히 늘어선 골목이 있다.



중국사람들에겐 전자방(田子坊, Tianzifang) 이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곳이지만 관광객들에겐 타이캉루(泰康路. Taikang Lu)라는 전자방 앞의 도로 이름이 더 친숙하다.

도심 속 색다른 '미로(迷路) 즐기기'…상하이 전자방(田子坊, Tianzifang)
1843년 11월 상해의 정식 개항 이후 무력 때문에 여러 강대국의 조계(租界) 설정이 이루어졌다. 이 중 1846년에 프랑스 조계 지역으로 설정된 이 지역에 좁다란 골목길 사이로 이국적인 정취가 묻어나는 곳이 있다.


북쪽의 신천지는 2000년대 들어 계획적인 개발에 따라 고급스럽게 발전이 이뤄졌다. 반면에 이곳 타이캉루는 자생적으로 이뤄진 예술적 공간과 그에 따라 좁은 골목 사이사이로 카페와 갤러리,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부조화 속의 조화를 이룬다.

도심 속 색다른 '미로(迷路) 즐기기'…상하이 전자방(田子坊, Tianzifang)
Jonipoon (CC-BY-SA-3.0)

타이캉루는 북경의 798 예술구처럼 예술가의 거리라고도 불리고 있지만, 그 성격은 매우 다르다. 예술가들이 폐쇄가 진행 중이던 공장 지대를 배경으로 자신들의 활동 터전을 자구적으로 이뤘지만, 타이캉루는 주거 공간에 자리를 잡았다.

또한, 회화나 조각 등 순수 예술보다는 젊은 디자이너들을 중심으로 현대적인 소품들과 기념품, 공예품 등이 좁은 골목길과 어우러져 여행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도심 속 색다른 '미로(迷路) 즐기기'…상하이 전자방(田子坊, Tianzifang)
타이캉루도 처음부터 온전하게 관광의 거리로 변모한 것은 아니었다. 2006년도에 중국 정부가 이곳을 철거하고 새로운 지역으로 개발하려 했으나, 지역 상점들과 거주자들 및 예술인들이 정부에 제안서를 제출하면서부터 변화가 이뤄졌다. 생활기반의 유지 뿐만 아니라 전통 건축물의 보존 가치를 높이 사, 이 지역의 분위기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2007년도에 들어서면서 각종 미디어와 방문객들을 통해 타이캉루에 대한 입소문이 퍼져 나갔다. 이는 자연적으로 프랑스 조계지였던 역사와 맞물려 이국적인 작은 상점들과 카페, 갤러리 등이 하나둘 자리를 잡게 된 것이다.

특히 뉴욕타임스에서 이곳의 독특한 근대화 직전의 모습과 주변 환경에 대해서 언급을 하고 난 후, 상하이에서 반드시 들러 봐야 할 곳으로 자리를 잡아가게 됐다.

도심 속 색다른 '미로(迷路) 즐기기'…상하이 전자방(田子坊, Tianzifang)
타이캉루와 직각으로 만나는 루진루(Rujin Lu)와 시난루(Sinan Lu) 사이에 놓인 420m 길이의 골목길은 위에서 보면 격자형 도로 구조로 되어 있지만, 막상 그 안으로 들어가 서성거리다 보면 길을 잃을 수도 있다. 골목 구석구석에 숨겨진 듯 놓여있는 상점들 때문에 여기저기 무심코 들여다보다가는 들어온 길과 나가는 길이 어디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도심 속 색다른 '미로(迷路) 즐기기'…상하이 전자방(田子坊, Tianzifang)
타이캉루의 진짜 매력은 기존 거주민들이 유지하고 있는 생활상과 정리된 듯 정리되지 않은 주변 환경들에 있다. 골목을 거닐다가 머리를 들어 올려보면 아무런 규칙 없이 엉켜있는 전선들과 널어놓은 옷가지들에 괜스레 정감이 간다. 여기도 사람은 사는구나 하는 느낌이다.

도심 속 색다른 '미로(迷路) 즐기기'…상하이 전자방(田子坊, Tianzifang)
도심 속 색다른 '미로(迷路) 즐기기'…상하이 전자방(田子坊, Tianzifang)
타이캉루는 상하이 지하철 9호선의 다푸차오역(打浦桥站) 1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10호선을 타고 신천지역에서 내려 신천지부터 돌아봐도 좋지만, 신천지와 타이캉루 두 곳 모두 낮과 밤의 분위기가 달라 어는 한쪽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권유하기 어렵다.

두 지역의 중간에 놓인 상해 임시정부청사를 기점으로 돌아보는 코스도 좋다. 천천히 걷는다면 신천지와 타이캉루 구간은 30~40분 정도면 충분하다.

↑ 출처 : 구글 지도↑ 출처 : 구글 지도
상하이는 지하철을 이용한 교통편이 잘 되어있고 목적지만 알면 승차권 구매는 물론 이동이 서울의 지하철과 비슷하니 어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단, 위 지역을 지하철로의 돌아보려면 8, 9, 10호선의 세 개 노선을 갈아타야 하니 오히려 번거로울 수 있다.

나름대로 악명 높은 지상의 교통체증은 베이징보다는 훨씬 덜하지만, 상하이도 만만치 않기에 적당한 걷기와 지하철 이동만으로 자유롭게 상하이를 즐겨보자.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6월 28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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