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지마(宮島)'…신과 인간이 함께하는 섬

머니투데이 조용만 어반트래블 대표 2014.06.2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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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TV]함께 걷는 듯한 여행기

편집자주 조용만의 딱거기 -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 구름여행자.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관광 정보 대신 여행이 주는 여백의 미를 전해드립니다.

'미야지마(宮島)'. 일본 삼경(三景)의 하나인 이곳은 산과 바다가 어우러지고 사슴도 사람을 낯설어하지 않는다. 섬 전체가 국가 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자연의 미야지마, 이 곳은 신(神)이 머무는 섬이라 불린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의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됐던 원폭이 투하된 도시 히로시마(広島). 시 전체가 초토화되고 20여만 명의 사상자로 뒤덮였던 도시지만, 지금은 전흔의 상처를 뒤로 하고 주고쿠와 시코쿠 지역 중에서도 국제 평화와 경제, 문화의 도시로 성장하는 곳이다.



히로시마에는 두 개의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이 있는데 하나는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원폭 돔이고 다른 하나는 이쓰쿠시마 신사다. 바로 오늘 소개할 인간과 신들이 공존하는 섬 미야지마(宮島)에 자리 잡고 있다.

↑ 원폭돔↑ 원폭돔


↑ 이쓰쿠시마 신사, JohnnyOneSpeed (CC-BY-SA-3.0)↑ 이쓰쿠시마 신사, JohnnyOneSpeed (CC-BY-SA-3.0)


일본 삼경(三景)의 하나로 알려진 미야지마는 바다와 산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빼어난 절경으로 유명하다. 2011년도에 세계 최대의 여행기 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외국인에게 인기 있는 일본의 관광 명소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히로시마 관광청은 미야지마를 방문해야 할 다섯 가지 이유로 신(神)이 머무는 섬과 아침저녁으로 변하는 섬의 풍광, 이쓰쿠시마를 비롯한 다양한 사원들, 해발 530m의 미센(弥山)이 자아내는 사계절의 경치, 다양한 먹거리 등을 꼽고 있다.

미야지마는 히로시마 만(灣) 남서쪽에 있는 섬이다. 히로시마로부터 JR로 25분 소요되는 미야지마구치역에서 내린 후, 다시 페리를 타고 10분 정도 들어가면 된다. 미야지마는 히로시마에서 그리 멀지 않은 관계로 하루 일정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 오오도리이↑ 오오도리이
미야지마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오오도리이(大鳥居)를 바라보면서 시작이 된다. 도리이는 보통 일본의 신사 앞에 세워진 전통적인 문이다. 신사가 위치한 쪽은 선한 곳, 신사 바깥쪽은 악한 곳으로 구분하는 것으로 이곳에 있는 오오도리이는 큰 대(大) 자를 넣어 오오도리이라고 부르며 이쓰쿠시마 신사를 상징한다.

1800년대 후반에 세워진 16m 높이의 오오도리이는 썰물 때 하단 기둥 부분까지 걸어갈 수도 있고. 밀물 때는 또 신사 아랫부분까지 바닷물이 들어오는 관계로 신사 전체가 물에 떠 있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 오후의 오오도리이↑ 오후의 오오도리이
Bernard Gagnon (CC-BY-SA-3.0,2.5,2.0,1.0)

미야지마에 도착해서 이쓰쿠시마 신사로 들어가는 도로로 향하면 가장 먼저 관광객을 반기는 것은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사슴들이다. 미야지마의 전설에 따르면 이 사슴들이 인간과 섬의 신들을 연결해주는 고리라고 한다. 하지만 근래에는 계속 늘어나는 개체 수로 인하여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일반 관광객이 먹을 것을 주는 행동을 절대로 금하고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사슴↑ 사슴
섬 전체가 국가 문화재인 미야지마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1996년도에 이쓰쿠시마 신사가 유네스코 세계자연 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 전에 주변 섬들과 함께 묶여서 세토나이카이 국립공원의 제일 서쪽 끝으로 편입됐다. 벌목이 금지되어 있고 자연 훼손에 따른 제재가 엄격하다. 울창한 원시림과 훼손되지 않은 자연이 해발 530의 미센(弥山)과 어우러졌다.

↑ 로프웨이↑ 로프웨이
미야지마를 돌아보는 일반적인 순서로 처음에 이쓰쿠시마 신사를 거친다. 신사 뒤쪽의 소나무와 삼나무가 울창한 등산로를 이용해 걸어 오르다가 산 중턱에 있는 로프웨이를 타고 정상의 사자암까지 돌아본다. 내려오면 상점가를 거쳐 나오게 된다.

↑ 사자암↑ 사자암
미센 정상까지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서 바라보는 세토 연안은 아주 정갈하고 아름답다. 물론 세토나이카이 국립공원의 본 모습에는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가벼운 트레킹을 겸한 미센 등정은 남녀노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서 가족이 함께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

↑ 세토연안↑ 세토연안
다시 로프웨이를 타고 미센에서 내려오면 이쓰쿠시마 신사에서부터 항구까지는 이르는 다양한 먹거리들이 여행객의 눈과 코와 입을 사로잡는다. 히로시마가 본고장인 오코노미야키를 비롯한 해안에 있는 상점들답게 어른 주먹만 한 야키가키(굴구이)와 다양한 재료를 넣은 어묵은 물론 모미지만쥬(단풍잎 모양으로 만든 만쥬)까지 하나씩만 맛보기에도 배가 너무 부르다. 이쓰쿠시마 신사로 들어가기 전에 어느 정도 먹거리를 맛보고 미센을 다녀온 후, 돌아가는 길에 미처 맛보지 못한 것들을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미야지마(宮島)'…신과 인간이 함께하는 섬
미야지마의 특산물로는 모미지만쥬외에 '샤모지'라는 밥주걱이 선물용으로 인기가 좋다. 우리나라의 복조리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정도로 보면 된다. 미야지마의 상점가를 걷다 보면 다양한 주걱을 파는 상점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2년의 제작기간을 거친 길이 7.7미터, 무게 2.5톤에 달하는 느티나무로 만든 밥주걱 또한 여행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 주걱↑ 주걱
여름철의 히로시마와 미야지마에는 다양한 행사들이 많이 열린다. 히로시마에서는 원폭이 투하된 8월 6일에 열리는 평화기념공원의 평화기념식이 눈여겨 볼만하다. 그중에서도 1만여 개의 등을 띄워 보내는 평화 메시지 등롱 행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장관을 이룬다.

또 다른 행사로 8월 중순에 개최되는 미야지마 수상 불꽃 축제가 있다. 약 한 시간 동안 5000발의 폭죽이 터지고 그중 200여 발이 수상에서 쏘아 올려져 미야지마 수면에 반사되면서 오오도리이와 함께 멋진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해안가에서 볼 수도 있으나 배를 타고 감상하는 것이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방법이다.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6월 20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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