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모멘텀, I(인프라와 투자)가 먼저다

머니투데이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2014.02.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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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이다' 발언 이후 남북 통일에 대한 기대감과 모멘텀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한미 합동군사훈련에도 불구하고 이산가족상봉이 합의에 이르는 것을 보면 남북 모두 통일 및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상당한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분단된 남북의 현실, 여기에서 도출되는 통일이라는 이슈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에도 나름의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남북 긴장 상태라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의해 한국 증시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논리도 있고, 남북 경제 협력과 관련된 일부 주식들이 이른바 테마주로 묶여서 거래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정도일 뿐이다. 아쉽게도 아직 통일 모멘텀을 주식시장에 적용하기 위한 합리적인 논리나 그림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향후 통일 모멘텀에 대해 바르게 분석하고 지침을 제공하는 것 또한 증권산업에 종사하는 경제분석가와 전략가의 책무라 생각한다.

필자는 통일 모멘텀을 다음의 세 가지 키워드로 바라보고 있다. 바로 I(Infrastructure & Investment : 인프라와 투자), C(Cost : 비용), G(Growth: 성장)를 말한다. 또한 이 키워드를 거론한 순서대로 접근함이 옳다고 본다.



우리는 북한의 모멘텀을 이야기 할 때 보통 막대한 지하자원과 인적자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잠재가치 7000조원에 달한다는 자원을 끌어다 쓸 수 있게 되고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을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기업의 비용(Cost)을 크게 절감시키고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인프라(Infrastructure)에 대한 투자(Investment)가 선행되지 않은 비용(Cost) 절감의 논리는 공허하다. 현재 북한의 전기와 철도 등 인프라는 이들이 가지고 있는 이점을 활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철광석이 발에 채이고 긁으면 마그네사이트가 나오면 뭐 할 것인가. 개발할 수 없고 가져올 수 없다면 그림의 떡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북한의 모멘텀을 분석하고 수혜산업을 점검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인프라를 먼저 점검하고 이에 대한 투자 현황과 계획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전기(Electricity)다. 이것이 충분해야지만 자원을 채취하고 공장을 가동하고 물자를 수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2년 기준 북한의 발전설비용량은 722만kw로 한국의 8.8%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에너지 공급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에너지 부족 현상은 산업가동률 저하로 이어져 대부분의 산업에서 가동률이 20% 내외에 머무르고 있다 한다.

이러한 현실을 무시한 채 비용(Cost) 절감 수혜가 예상된다 해 특정산업이라든지 특정기업에 투자하는 행태는 옳지 않다고 본다. 하물며 I와 C에 대한 근거도 가지지 못한 채 북한과의 교류나 통일에 의한 우리나라의 성장(Growth) 제고를 논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판단이다.

결론적으로 북한 모멘텀을 연구해 나갈 때 가장 우선시돼야 하는 것은 I(인프라와 투자)라는 키워드이며 이는 필자가 북한을 바라볼 때 인프라 투자에 강한 기업에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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