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회복이 코스피에 주는 기대

머니투데이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 2014.02.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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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


대외변수에 흔들리는 주식시장을 보면 주가는 사춘기 소녀의 마음 속 마냥 알 수 없는 존재 같다. 그러나 주가는 그 어느 경제 현상보다도 합리적이고 현명하다. 결국 기업 이익 흐름을 벗어나는 일이 없다.

지난 3년간 코스피는 답답하고 고통스러웠다. 미국 증시가 오르면 한국도 오르는 것이 상식이었지만 상식이 통하지 않았다. 코스피는 소위 '디커플링(Decoupling)' 이라는 역차별을 당했다.



이같은 한국 증시 디커플링 현상에 대해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다양한 이유를 제기하고 저평가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사실 이유는 한가지다. 지난 3년간 미국 기업 이익은 증가했고, 한국 기업 이익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미래의 이익 추정치로 보면 한국 증시는 항상 저평가 상태로 보였지만 실제 실현이익으로 보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은 셈이다. 주가는 현명하다.

결국 올해 한국 증시가 디커플링 덫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 기준도 명확해졌다. 상장 기업들의 이익이 3년간의 감소에서 벗어나 증가할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소폭이라도 기업 이익 증가가 가능하다면 디커플링 덫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 반대로 그렇지 않다면 올해도 한국 증시의 투자 매력은 발휘되기 힘들다.



해답은 3년간의 기업 이익 감소 원인에서 찾아야 한다. 원인은 간단하다. 상장 기업 이익과 가장 밀접한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다(전체 상장 기업 이익 중 수출 기여 이익이 60~70% 수준). 수출 부진은 글로벌 경기 둔화 탓이다.

실제 한국의 주요 교역 대상국인 G3(미국, 중국, 유로존) GDP 성장률에 지역별 수출 비중을 가중한 G3 무역 가중 성장률을 그려보면 KOSPI 순이익과 매우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10년을 정점으로 한국 기업 이익이 감소하기 시작한 이유는 G3의 경제 성장률 둔화 때문이다.

특히 중국 경기 하강이 핵심이었다.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은 중국이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직후부터 빠르게 상승했다. 10%에 불과하던 중국 수출 비중은 25%를 넘어섰다. 이렇게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아진 상태에서 중국 경제 성장률의 가파른 둔화는 국내 기업 이익 감소로 직결돼왔다.


애널리스트의 기업 이익 추정치가 심각한 수준으로 어긋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 경기 하강 사이클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기업 판매량(Quantity)은 매년 늘어나는데 익숙해있었던 추정치가 들어맞지 않게 된 셈이다.

이러한 원인을 감안할 때 올해는 기업 이익 증가가 가능할까? 조심스럽지만 희망은 보인다. 지난 3년간에 비해 글로벌 경기가 완만하게나마 회복 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유로존이 그 동안의 역성장(마이너스 성장률)에서 탈피하게 된다. 1% 성장이 기대된다.

유로존 성장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중국 경기의 연착륙도 가능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중국은 유로존 수출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IMF 성장률 전망치대로라면 결국 올해는 G3 GDP 성장률(한국 수출 비중 가중)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반등할 수 있게 된다.

수출 증가에 따른 한국 기업 이익 증가가 기대되는 이유다. 물론 현재의 애널리스트 기업 이익 추정치대로 20% 이상의 이익 성장은 불가능하다. 현재의 신뢰도라면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좀 더 현실적인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한국 기업의 배당성향을 감안한 유보율 80~90%에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수준을 고려하면 8~9% 이익 성장이 합리적이다. 한자리대의 이익성장률이라도 현명한 코스피라면 투자자에게 올해 10% 수준의 기대 수익률을 되돌려 줄 것이다. 전체 자산배분 차원에서 한국 증시 투자에 일정 부분을 가져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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