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은 다르다

머니투데이 김주형 동양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 2014.02.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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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 동양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김주형 동양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


연초 이후 국내 증시는 코스피 1900선을 내주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추가적인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글로벌 증시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통화가치 하락으로 자금유출이 진행된 신흥국 증시뿐만 아니라 선진국 증시도 동반 약세를 나타내며 국내 증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그러나 테이퍼링 이슈는 당초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예견된 조치였다는 점,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비둘기파 성향, 글로벌 자금흐름 등을 고려해 볼 때 국내 증시는 점차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엘런 신임 연준 의장의 공식 의회 증언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경감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옐런 의장은 연준의 최적통제준칙(optimal control rule)을 중시한다. 실업률 지표만이 아니라 포괄적인 고용지표를 통해 노동시장의 전반적인 개선 정도를 평가해야 하며 현재 실업률 하락은 노동시장의 개선을 과장하고 있고 인플레이션도 너무 낮다는 입장이다.

비상조치의 일환이었던 양적완화 초지는 단계별로 철수하겠지만, 초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은 가이던스를 변경한 이후인 2015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미국 장단기금리 변화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 이후에는 조기 금리인상 기대가 반영되면서 10년 장기금리와 더불어 2년 단기금리도 동시에 급등했다.

그러나 금번 12월과 1월 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한 이후에는 장단기금리 모두 하락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기대 이하의 결과를 나타내면서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글로벌 펀드 자금은 한국 증시의 펀더멘탈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지난해 6월 이후 신흥국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고 있지만, 글로벌 이머징 펀드내 한국 비중은 지난해 6월 7.1%에서 8.7%로 상승했으며, 아시아 펀드(ex-Japan) 경우에도 10.2%에서 12.1%로 확대됐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글로벌 불확실성과 자금이탈에도 불구하고 올해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국에 대한 포트폴리오 자금은 지역별로 차별화되겠지만 밸류에이션 매력, 금리차, 거시안정성을 위한 정책대응 등으로 인해 유입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양적완화 축소로부터 불거진 글로벌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신흥시장 내에서 차별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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