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 회복속 한국증시는 다시 디커플링?

머니투데이 김승현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 2014.02.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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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

↑김승현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김승현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신흥국가 자본이탈 우려 등으로 흔들렸던 주식시장이 안정을 회복하고 있다.

그런데 해외시장에 비해서 한국시장 회복 강도는 약하다. 선진국 시장이 1%가 넘게 올라도 국내증시는 별다르게 오르지 못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미지근한 반응과 달리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원/달러 환율이다.



1080원대를 넘어 환율은 최고 1089.9원까지 상승하면서 환율 역시 불안한 금융시장 여건을 반영했다. 그런데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을 회복하면서 원화가치 반등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다시 원/달러 환율은 1060원대 초반으로 다가서서 직전 저점인 연초 1048.3원이 멀지 않게 느껴진다. 주가지수가 당시 2011포인트와 80포인트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현상적으로 외환시장이 위험선호도 회복을 더 잘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달러 유동성은 풍부한 반면 주식시장으로 자금유입은 제한적이다. 이런 시장 수급여건의 차이가 두 시장간 차이를 설명해준다.

외국인이 사지 않아서 주식시장이 약하다고 하지만 주식을 사지 않는 것은 국내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주식형 펀드도 롱숏펀드 등 방향성과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상품들이 더 인기이다. 수차례에 걸쳐서 전고점에서 지수가 미끄러지기를 반복한데 따른 신뢰 약화 때문에 주식에 대한 기대수익이 낮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 정책에 대한 우려와 신흥국 자금 이탈 우려, 그리고 중국 신용불안까지 가세하면서 불안심리가 확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6월에도 거의 비슷한 요인으로 주가는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6월 25일 원/달러 환율은 1163.5원까지 올랐고, 주가지수는 1770까지 하락했다. 여기에서 시작해 환율은 1048원까지 떨어지고, 주가는 2000선을 넘어선바 있다.


유럽 경기 회복에 따른 경기에 대한 긍정론이 확산된 것이 이런 반등을 이끄는 주된 동력이었다. 이를 계기로 세계 주식시장 자금도 미국보다 서유럽 주식으로 더 많이 유입되었다.

유럽의 호전은 최근에도 두드러지고 있다. 주요 경제지표의 호전이 확인되면서 유럽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완화되기 시작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주식시장 전체로 보면 아직 투자심리 회복이 충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환율과 민감하게 움직여온 경기민감주 흐름을 보면 주식시장 투자심리의 개선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난해 6월 25일 바닥으로 시장이 회복될 때도 화학업종 대표주인 롯데케미칼이 선도주 역할을 한바 있고, 최근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측면으로 보면 대응하기 어렵지 않다. 지난해와 비슷한 패턴의 회복을 예상하면 되기 때문이다.

투자자마다 차이는 있지만 여전히 주가 상승에 대한 불신이 큰 경우를 종종 목격하게 된다. 이런 경우 생각할 수 있는 대안은 해외투자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그만큼 싼 가격으로 해외자산을 살 수 있다. 우리 입장에서 해외자산의 가격매력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다. 신뢰가 약한 한국보다 더 강해 보이는 시장을 원화 값이 올랐을 때 사는 것이다.

위험선호도가 살아나고, 경기에 대한 기대를 반영해 주가 상승폭이 클 수 있는 나라는 선진국 시장에서는 이탈리아, 신흥국가 중에서는 폴란드와 같은 나라가 대표적이다. 이런 국가의 지수 관련 상품, 혹은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는 투자 대안이다.

3월 미국 통화정책회의(19일 예정)까지는 글로벌 시장 전반적인 회복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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