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신동? 중독자?…입학 우리아이 폰 사줘야할까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14.02.08 09:31
글자크기

[줌마잇(IT)수다]첫 '마이 폰' 최대한 늦춰야 …초기 사용습관 규칙 정해야

/자료제공=한국정보화진흥원/자료제공=한국정보화진흥원


"엄마, 난 이 스마트폰이 마음에 들어. 이걸로 사면 좋겠다."

다음달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아이와 며칠 전 마트를 찾았다. 마트 한구석 휴대폰 매장 앞 진열대를 열심히 들여다보던 아이는 불쑥 이 같이 말을 건넸다.

'엄마, 나 이 과자 먹고 싶어요', '아이스크림 사주세요'도 아니고 '이 휴대폰을 사겠다'니…. 휴대폰 하나 사는 걸 마트에서 무슨 간식 하나 사는 것처럼 표현한 말투도 황당했지만, 당연히 자신이 휴대폰 쓸 나이가 됐다고 생각하는 것도 놀랄 일이었다.



싸늘한 눈빛과 함께 "너는 아직 휴대폰 쓸 나이가 안됐다"며 황당한 순간을 넘겼지만, 나도 이제 아이의 디지털기기 사용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학부형이 된 건가 하는 생각과 동시에 그럼 정말 언제 사줘야하나 혼란스러움이 밀려왔다.

아이는 동네 언니 오빠들이 하나씩 스마트폰을 쥐고 다니기에 본인도 학교 가면 당연히 쓰게 될 줄 알았다고 했다. "아직은 안된다"라는 말이 먹히는 순진한 나이지만, 마냥 그 순진함이 지속될 수도 없는 일.



스마트시대 디지털육아에 대한 고민은 예비 학부형 뿐만 아니라 특히 고학년 자녀를 둔 학부형들의 공통적 고민이다. 특히 학교 친구들이 '카톡 방' 등 모바일 메신저에서 대화하고, 게임 아이템이나 이모티콘을 생일선물로 주는 게 일상이 됐는데 스마트폰 없이 자칫 '왕따'라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은 언제 사줘야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급적 첫 '마이 폰' 사용 시기를 늦추는 게 좋다.

교육전문가들은 너무 어린 나이에 스마트폰에 빠지면 뇌가 균형적으로 발달하지 않고 정보를 통합하는 사고력이 떨어지는 등 주의력 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어른도 스마트폰을 쓰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지기 십상. 그렇다면 자제력이 부족한 어린이는 자신만의 폰을 갖는 순간부터 이용시간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자녀가 어느 정도 자제력과 자기 조절 능력을 갖추는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 됐을 때 사주는 게 적합하다.

지난해 한 교육 포털업체가 전국 초등학생 824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사용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2%(511명)는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보유 학생 중 83%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다'고 답했다. 초등학생 스마트폰 중독의 위험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스마트폰을 사주는 과정도 중요하다. 성적을 몇 점 이상 받으면 사준다는 식의 조건을 내걸면 아이들은 스마트폰 이용이 자신의 정당한 노력에 따른 보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향후 부모가 사용 시간 등을 통제하는 것을 부당한 간섭으로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큰 마음 먹고 스마트폰을 사줬다면 부모가 아이가 서로 약속을 해야 한다. 하루 몇시간 이상 쓰지 않겠다, 게임 앱은 몇개 등으로 규칙을 정하는 게 좋다.

'자녀 스마트폰 사용 관리 앱'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이동통신사들은 자녀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관리할 수 있는 전용 ‘안심서비스’를 유·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부모와 자녀 스마트폰에 각각 전용 서비스 앱을 설치하는 방식. 부모 등 보호자 동의 없이 자녀가 임의로 서비스를 해지할 수 없어 유용하다.
/자료제공=한국정보화진흥원/자료제공=한국정보화진흥원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