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멱살도 놓친 김하늘·연우진의 씁쓸한 퇴장

머니투데이 이경호 기자 ize 기자 2024.05.0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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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월화드라마 '멱살 한번 잡힙시다'./사진=KBS 2TV 월화드라마 '멱살 한번 잡힙시다'KBS 2TV 월화드라마 '멱살 한번 잡힙시다'./사진=KBS 2TV 월화드라마 '멱살 한번 잡힙시다'


"멱살 놓치고, 퇴장입니다"

김하늘이 연우진과 함께 쓸쓸히 퇴장했다. '멱살 한번 잡힙시다'는 부진에 빠진 KBS 월화극의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쓴맛만 보고 떠났다.

KBS 2TV 월화드라마 '멱살 한번 잡힙시다'가 지난 7일 최종회(16회)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3월18일 의욕적으로 방송을 시작한 '멱살 한번 잡힙시다'는 나쁜 놈들 멱살 잡는 기자 서정원(김하늘)과 나쁜 놈들 수갑 채우는 강력팀 형사 김태헌(연우진)이 연이어 터진 살인사건을 함께 추적하며 거대한 소용돌이에 빠지는 멜로 추적 스릴러다.

방송 전, 주연을 맡은 김하늘이 8년 만에, 연우진이 5년 만에 KBS 드라마로 컴백해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무엇보다 '멱살 한번 잡힙시다'는 '환상연가' 후속으로 시청률 1%대까지 추락한 KBS 월화극을 구원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렸다. '환상연가'는 시청률 1.7%(자체 최저 시청률)까지 추락한 바 있다.



김하늘, 연우진 그리고 요즘 떠오르는 '연기파 배우' 장승조까지 합세한 '멱살 한번 잡힙시다'는 전작 '환상연가'의 부진 여파 때문인지, 1회 시청률 2.8%(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이하 동일 기준), 2회 2.7%를 기록했다. 이후 5회까지 시청률 2%대에 머물렀다. 김하늘, 연우진 조합은 드라마 타이틀과 달리 시청자들의 멱살을 놓치고, 제 갈길을 가기 시작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반환점을 돌던 8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3.8%를 기록하며 반등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9회에서 2.3%로 급락했다. 이후 시청률은 2~3%대를 오가면서 반전 흥행에는 실패했다.

KBS 2TV 월화드라마 '멱살 한번 잡힙시다'./사진=KBS 2TV 월화드라마 '멱살 한번 잡힙시다'KBS 2TV 월화드라마 '멱살 한번 잡힙시다'./사진=KBS 2TV 월화드라마 '멱살 한번 잡힙시다'

'멱살 한번 잡힙시다'의 흥행 부진은 스릴러와 멜로의 부조합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요즘 인기를 얻은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주인공들의 상황을 둔 빠른 전개가 눈에 띄지 않았다. 극 중 범인 쫒는 과정, 이와 함께 펼쳐지는 주인공들의 멜로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우기에는 힘이 부족했다. 극 중반을 넘어 범인 추적 상황, 주인공들의 묘한 감정의 멜로는 쓸데없이 질척거리는 전개가 됐다. 매끄러운 조합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청춘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가 보는 재미, 추리하는 재미로 상승세를 탄 것과 확연히 반대로 간 '멱살 한번 잡힙시다'였다.

아쉬움 가득했던 '멱살 한번 잡힙시다'. 김하늘이 모처럼 청순가련 이미지까지 벗어던지고, 새로운 이미지 구축까지 했지만 작품 흥행 실패로 빛이 바랬다. 연우진이 이전에 보여준 달달한 매력도 이번엔 터프함에 짓눌려 시청률 반등을 이뤄내는 힘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시청자들 멱살을 끝까지 잡아채지 못하고 퇴장한 '멱살 한번 잡힙시다'. 마지막회 3.8% 시청률로 지상파 동시간대(오후) 시청률 1위로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아쉬움도, 씁쓸함도 가득한 퇴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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