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바스티유광장에 있는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 ⓒ사진=송원진
이번 여름엔 꼭 한번 가봐야겠다 마음먹고 알아보니 당일공연 2시간 전부터는 현장에서 아주 싸게 파는 티켓도 있다고 한다. 비가 많이 뿌리던 날, 오후 6시 공연시간에 맞춰 조금 일찍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으로 향했다.
↑ 당일 티켓 구매를 위해 줄 서있는 사람들. ⓒ사진=송원진
↑ 바그너 오페라 티켓과 브로셔. ⓒ사진=송원진
오페라 가르니에(Opera Garnier)가 낡고 수용 공간이 부족해지자 건축가 카를로스 오뜨(Carlos Ott, 1946-)의 디자인으로 바스티유 극장이 건축됐다. 이것은 미테랑 대통령이 프랑스가 세계의 경제, 예술, 정치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추진한 ‘그랑 프로제’의 하나이기도 했다. 지금은 파리 국립오페라단(Opera national de Paris)이 상주하는 주 공연장이 되었다.
이극장은 2716개의 전좌석에서 시선을 방해받지 않고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자랑한다. 실제 안에 들어가서 보니 내부는 다른 오래된 오페라 극장들에 비해 평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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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티유 오페라 극장 내부. ⓒ사진=송원진
↑모던하게 장식된 바스티유 오페라극장 내부 ⓒ 사진=송원진
바스티유 내부를 열심히 둘러보며 내 자리를 찾아 올라갔다. 당연히 1,2층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좌석표를 찾아 올라가다보니 점점 더 꼭대기로 가는 것이 아닌가.
↑내가 1시간 줄서서 구한 15유로짜리 자리다. ⓒ사진=송원진
그래도 자막도 충분히 읽을 만한 정도의 크기로 보였고 음향도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 공연장 객석 모습. ⓒ사진=송원진
↑15유로짜리 '박쥐'좌석 에서 바라본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 내부. 현기증이 날 정도로 꼭대기 자리이기때문에 전체 무대는 잘 조망할수가 있다. ⓒ사진=송원진
↑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 공연장 내부 객석. 2716개의 좌석 어느자리에서도 다 무대가 잘보인다고 자랑한다. ⓒ사진=송원진
↑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 공연장 내부. ⓒ사진=송원진
파리 오페라는 2009/2010 시즌부터 독일 작곡가인 바그너(Richard Wagner)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Der Ring des Nibelungen)>를 하고 있는데 올해는 바그너 탄생 200주년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바그너의 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4부작 중 마지막인 ‘신들의 황혼(Gotterdammerung)’ 은 ‘라인의 황금’, ‘발퀴리’, ‘지그프리트’ 등 앞선 3개 오페라의 주요 모티브를 선별해서 모은데다 이 거대한 서사시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어서 바그너의 천재성과 웅장함을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다른 3개의 오페라와 달리 ‘신들의 황혼’은 서곡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긴장감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단, 일반 관객은 견디기 쉽지 않은 아주 큰 단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긴 러닝타임이다. 장장 6시간 가까운 러닝타임 때문에 저녁 6시부터 시작한 오페라가 자정이 다 되어서야 끝이 난다. 그래서 사실 아무나 시도하기 힘든 오페라이기도하다
↑ 이날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에서는 바그너의 5시간 30분짜리 대작 오페라 이 공연됐다. 2시간에 걸친 1막이 끝난후 커튼 콜 모습. ⓒ사진=송원진
↑ 1막후 인터미션 모습. ⓒ사진=송원진
'신들의 황혼'은 거의 2시간 만에 서곡과 1막이 끝났다. 무거운 바그너의 음악에 눌려 있던 사람들은 해방감을 만끽하며 휴식시간을 즐기기 시작했다.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바그너의 걸작 오페라를 끝까지 다보고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이날 6시간의 오페라를 완주하기에는 여러가지로 여건이 허락치 않았다. 2시간에 걸친 1막을 보고 다른 일정 때문에 아쉬움을 안고 바스티유를 떠났다. 언젠가는 <니벨룽의 반지>를 완주하겠다 다짐하며...
광장에 나서니 꼭 바그너의 오페라 같이 무거운 날씨가 계속 되고 있었다. 하늘에서는 바그너의 음표들이 둑 떨어지는 것처럼 비조차 여전히 무겁게 광장에 흩날렸다.
↑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은 파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대단히 모던한 건축물이다. 올드&뉴의 결합이 의외로 잘 어울린다. ⓒ사진=송원진
◇ 클래식도 즐기고 기부도 하는 <5천원의 클래식 콘서트> <송원진·송세진의 소리선물>콘서트가 매월 세번째 일요일 오후 1시 서울 KT 광화문지사 1층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립니다. 이 콘서트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클래식 콘서트의 티켓 가격을 5천원으로 책정하고, 입장료 수익금 전액을 어려운 가정의 청각장애 어린이 보청기 지원을 위해 기부합니다. 8월 공연은 18일 일요일 오후 1시입니다. 인터넷 예매가 가능합니다. ( ☞ 바로가기 nanum.mt.co.kr 문의 02-724-77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