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돌 하나에 600억?"…세종시에 무슨 일

머니투데이 세종시=송학주 기자 2013.02.08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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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주변 동네 야산도 전원주택지라며 3.3㎡당 99만원

↑세종시 장군면 도계리 일대 도로옆 현수막. "작은돌 하나 600억에 판매합니다"란 문구가 눈에 띈다.ⓒ송학주 기자↑세종시 장군면 도계리 일대 도로옆 현수막. "작은돌 하나 600억에 판매합니다"란 문구가 눈에 띈다.ⓒ송학주 기자


 지난 6일 세종정부청사. 지난해 말부터 국무총리실을 비롯해 중앙부처가 하나둘 들어서면서 청사 안에서는 공무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세종시는 서울시 면적의 77%에 달하는 46만5000㎡를 '행정중심복합도시'로 탈바꿈시키고 내년까지 16개 중앙행정기관이 입주, 2030년까지 인구 50만명이 사는 '행복도시'를 꿈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국의 모든 시선이 세종시에 쏠려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세종시 땅값은 지난해 3월부터 10개월 연속 올라 이 기간중 상승률만 5.98%에 달한다. 전국이 부동산 침체기를 겪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세종시만은 '활황'이다.

 문제는 세종시 땅값 급등세를 악용해 소비자들을 울리는 기획부동산 등 투기세력이 극성을 부린다는 것이다. 이들 투기세력은 '세종시 호재'를 그대로 여과없이 이용해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정부가 아무리 투기 단속을 해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세종시 장군면 도계리 일대 전원주택. 산 중턱에 덩그러니 놓여있다.ⓒ송학주 기자↑세종시 장군면 도계리 일대 전원주택. 산 중턱에 덩그러니 놓여있다.ⓒ송학주 기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세종시 부동산업계 '호재'
 세종시에 정부청사 이전이 본격화됨에 따라 세종시 부동산값이 오른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세종시로 신규 편입된 공주시 장기면과 의당면 일대(현재는 세종시 장군면)와 청원군 부용면(세종시 부강면), 연기군 동·서면(세종시 연동·연서면)과 금남면 일대는 '세종시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 지역들의 공통점은 정부청사가 들어선 곳과 매우 가깝다는 것. 청사 반경 5㎞ 이내로, 자동차로 10분 안팎이면 이동할 수 있다. 도로 인근의 땅은 3.3㎡당 20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는 게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실제 전원주택지를 분양하는 광고가 도로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세종시 금남면 인근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 지역 땅값은 최근 몇 년새 2~3배 가량 올랐다"며 "세종시 들어서기 전에는 3.3㎡당 10만원도 안 하던 땅이 입지만 좋으면 지금은 100만원도 넘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세종시 땅값이 급등,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는데 대해 되레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전인 지금이 세종시 땅을 살 적기"라면서 "더 늦기 전에 사야지 지금 안사면 나중에 크게 후회한다"고 투자를 권했다.

[참고 : [단독]땅값 급등 세종시, 토지 거래허가구역 지정 추진]

↑세종시 인근 도로 곳곳에 전원주택 분양 광고 현수막이 붙어 있다.ⓒ송학주 기자↑세종시 인근 도로 곳곳에 전원주택 분양 광고 현수막이 붙어 있다.ⓒ송학주 기자
 ◇세종시 장군면 도계리 일대 야산 3.3㎡당 99만원?
 실제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를 돌며 시세를 알아본 결과 위치와 토지지목에 따라 다르지만 3.3㎡당 50~3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청사와 오송역 중간 지점인 연동면 내판리 일대 밭이 3.3㎡당 80만원 선이고 장군면 도계리 인근 임야는 3.3㎡당 99만원 선이다.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어 투자가치가 있다곤 하지만 주변 시세보다 훨씬 비싼 수준이다.

 도계리 인근 H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세종시가 아무리 뜬다고 해도 직접 가서 보면 알겠지만 전원주택지는 그냥 산"이라며 "세종시 안에 짓는 아파트도 안나갈 판인데 누가 그런 곳에 살겠냐"고 반문했다. 해당 토지를 직접 가보니 산 중턱에 덩그러니 작은 주택 하나가 있을 뿐 개발될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금남면 부용리와 용포리 일대 토지도 세종시 인근 지역이라며 투자 유치가 한창이었다. 부용리 묘지(현재 나대지) 터는 3.3㎡당 170만원, 첫마을 인근 용포리 논에는 소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토지 수용후 보상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식재한 것으로 보였다.

 용포리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최근 언론에서 세종시를 너무 띄우고 있어 그렇지 실상은 다르다"며 "세종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투자 가치가 없을 뿐 아니라 개발되려면 20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시 금남면 용포리 일대 논 가운데 소나무가 식재돼 있다.ⓒ송학주 기자↑세종시 금남면 용포리 일대 논 가운데 소나무가 식재돼 있다.ⓒ송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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