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중학교 갈래?" 목동 집값에 경악 이유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3.0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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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별 학군 따라 집값 수억 차이···특목고 입학 '기대'

"어느 중학교 갈래?" 목동 집값에 경악 이유


 # 올해 중학교에 진학하는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가정 주부 최하나(40·가명)씨는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전셋집을 구하러 갔다 놀라운 사실을 들었다. "어느 중학교에 갈 수 있는 아파트냐"에 따라 전셋값이 차이가 난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전셋값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높았다.

 최씨는 신월동 '양천롯데캐슬' 59㎡(이하 전용면적)에 살다가 아이들 교육때문에 학군이 좋다는 목동으로 이사하고자 3억2000만원에 급매로 내놨다. 그 돈이면 아무리 목동이라도 아파트 전세를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부동산 중개업소가 추천한 목동3단지 64㎡ 전세가 2억8000만원이었다. 최근 인기가 높은 '월촌중학교'에 입학하려면 1~2단지로 가야하는데 66㎡ 전세가 3억1000만원이었다.



 최씨는 "중학교부터는 제대로 가르치고 싶어 학군 좋은 곳을 알아봤는데 강남은 집값이 비싸 엄두가 안나 차선으로 목동을 선택했다"며 "지금 살고 있는 새아파트와 불과 4㎞ 거리로, 20년 넘은 아파트인데 같은 평수 전세밖에 구하지 못하는 사실이 어이없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사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목동아파트 시세변동 추이표. 매매값은 떨어지는 데 비해 전셋값은 상승하고 있다.ⓒ네이버 제공↑목동아파트 시세변동 추이표. 매매값은 떨어지는 데 비해 전셋값은 상승하고 있다.ⓒ네이버 제공
 목동은 참여정부 당시 '버블세븐'으로 불릴 정도로 집값 상승을 주도해오다 최근들어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가격이 뚝 떨어졌다. 목동의 가장 큰 장점인 학군마저 대학교 입시에서 수시전형 비중이 높아지고 '물수능'이 되면서 인기마저 시들해졌다. 하지만 특목고 진학 등 중학교 학군 수요는 여전해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목동1단지 인근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목동으로 이사 오는 사람의 대부분은 자녀들의 학교 배정이나 학원 같은 교육 환경 때문"이라며 "고등학교는 광역 학군이어서 어느 아파트를 가든 상관없지만 중학교는 아파트에 따라 갈 수 있는 학교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중학교따라 아파트값 억대 차이…같은 단지에서도 '동'에 따라 수천만원 차이=교육 특구로 불리는 목동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어느 학교에 배정을 받을 수 있느냐에 따라 주택 수요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목동 신시가지중 목동1·2단지는 월촌중, 목동3·4단지는 신목중, 목동5·6단지는 양정중, 목동 7단지는 목운중학교에 각각 입학할 수 있다. 목동5·6단지 여학생은 월촌중학교로 입학하는 등 아파트에 따라 달라진다.

↑목동 월촌중학교 입구에 '2012학년도 학교평가 우수교 표창'이란 현수막이 붙어 있다.ⓒ송학주 기자↑목동 월촌중학교 입구에 '2012학년도 학교평가 우수교 표창'이란 현수막이 붙어 있다.ⓒ송학주 기자
단지내 초·중교가 위치한 목동 1·2단지와 3·4단지가 전통적인 선호도 1순위였다. 신목중학교와 월촌중학교 모두 명문 중학교로 유명세를 떨친 것이다. 하지만 최근엔 월촌중학교가 학업성취도평가에서 2011년부터 2년 연속 양천구내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목동1·2단지가 3·4단지에 비해 아파트 전셋값도 1000~2000만원 비쌌다.


 2009년 목동7단지에 목운중학교가 들어서면서부터 이같은 판세가 뒤바뀌기 시작했다. 목운중학교는 신축 학교인데다 목동내 최고가 아파트인 하이페리온, 파라곤, 트라팰리스 사이에 자리잡아 '귀족 학교' 이미지가 부각됐기 때문. 목동7단지 인근 A공인 관계자는 "목운중학교에는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자녀들이 많다보니 교육열이 높다"며 "목동7단지 전용 66㎡ 아파트 전세가 3억2000~3억5000만원선에 형성돼 다른 단지에 비해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목동7단지 모습. 단지 옆으로 주상 복합 아파트가 보인다.ⓒ송학주 기자↑목동7단지 모습. 단지 옆으로 주상 복합 아파트가 보인다.ⓒ송학주 기자
 한발 더 나아가 같은 목동 7단지내에서도 목운중학교를 갈 수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졌다. 목운중학교를 배정을 받는 701~715동은 나머지 아파트보다 전세가는 3000만~5000만원 가량 비싸다. 목동신시가지 아파트가 아니어도 같은 중학교를 갈 수 있으면 전셋값 수준이 높다. 월촌중학교 학군인 목동 '우성' 84㎡는 3억~3억5000만원 선에 전세가가 형성됐으나, 그렇지 않은 인근 '월드메르디앙' 84㎡와 '목동웨스트빌'은 2억4000만~2억6000만원이다.

 매매값은 더 큰 차이를 보였다. 목동신시가지 1단지 123㎡은 12억2000만~13억5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는 반면 신시가지 14단지 129㎡은 7억2000만~9억원 선에 형성돼 5억원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

↑'목동15단지?' 목동신시가지는 1~14단지만 있다. 14단지옆 한 아파트 모습.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이사가 한창이다.ⓒ송학주 기자↑'목동15단지?' 목동신시가지는 1~14단지만 있다. 14단지옆 한 아파트 모습.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이사가 한창이다.ⓒ송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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