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아저씨 쉴틈 없다더니…엇갈리는 종이株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2.08.2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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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판지업체, 원가 하락에 실적 호전…펄프업체, 제품가 약세에 주가 부진

택배 아저씨 쉴틈 없다더니…엇갈리는 종이株


모처럼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제지업종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종이상자가 주력인 골판지업체는 승승장구하는 반면 종이의 원료를 생산하는 펄프업체는 곤두박질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골판지 생산업체 동일제지 (3,535원 ▼70 -1.9%)는 7월 들어 46.4% 올랐다. 지난 6월말 16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7월 초부터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2300원대까지 상승했다.



신대양제지 (6,030원 ▲20 +0.33%)(32.7%), 아세아제지 (8,430원 ▼210 -2.43%)(32.0%), 태림포장 (2,900원 ▲35 +1.22%)(30.6%), 한솔제지 (2,775원 ▼5 -0.18%)(16.3%) 등도 이 기간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펄프·제지업체인 무림P&P (3,130원 ▼5 -0.16%)는 3분기 들어 주가가 7.9% 하락했다. 계열사인 무림페이퍼 (2,150원 ▲20 +0.94%)도 4.3% 약세를 기록 중이다.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제지주 주가가 이처럼 엇갈리는 것은 무엇보다 '종이' 생산 공정의 차이 때문이다.

동일제지, 신대양제지, 아세아제지, 태림포장 등은 종이상자에 쓰이는 골판지를 생산·제조한다. 제지업종 대장주 한솔제지의 경우 인쇄용지가 주력이다. 최근 골판지업계는 원재료인 재활용 폐지 가격이 내리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동일제지의 2분기 영업이익은 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8%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송동헌 현대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영업이익률이 15.7%를 기록해 지난 분기 13.6%보다 높아질 전망"이라며 "수익성 개선은 3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골판지업계가 2006년 이후 M&A(인수·합병) 과정을 거치면서 상위 5개사로 재편, 가격협상력이 강화된 것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침체로 고가 상품 위주의 백화점보다 저가 위주의 홈쇼핑이 인기를 끌면서 택배 물량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골판지 수요도 늘고 있다.

이에 반해 펄프업계는 최근 펄프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펄프만 생산하던 무림P&P는 지난해 5월 펄프·제지 일관화공장을 완공하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펄프와 인쇄용지를 동시에 생산하고 있지만 매출액의 30%를 차지하는 펄프 부문의 가격 이슈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펄프 가격이 오르기 전까지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그나마 제지사업부가 펄프사업부의 적자를 채워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펄프가격 하락기를 맞아 펄프부문의 실적 증가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며 "선진국 수출 비중의 확대나 제품 라인업 개선을 통한 이익 상승 효과도 당분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펄프 가격이 하락하면서 펄프를 재료로 백상지나 아트지 등을 생산하는 인쇄용지 제조업체는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한솔제지가 최근 강세를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다.

다만 같은 인쇄용지 업계에서도 무림페이퍼의 경우 무림P&P 등 계열사의 실적 부진 영향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림그룹 내 제지3사 중 특수용지 제조 부문을 맡고 있는 무림SP (1,695원 ▲47 +2.85%) 역시 지난달 초 주가가 급등했다가 조정을 받으며 2분기말 수준으로 내려앉은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증권사들의 제지업종 내 목표주가도 확연하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현대증권은 이달 초 태림포장(투자의견 매수·목표주가 2900원), 동일제지(매수·3700원) 분석 리포트를 내놓고 분석을 시작했다.

반면 유진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무림P&P 목표주가를 7000원에서 4000원으로 40% 넘게 낮추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조정했다. 현대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각각 6500원에서 4900원으로, 4700원에서 4100원으로 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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