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건설주, 밖에서는 펄펄 나는데…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2.05.3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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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5년내 최하단 수준…해외 수주 실적에 초점 맞출 필요 있어

건설주가 해외수주 청신호에도 불구하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건설업종지수는 2분기 들어 15.8% 하락했다. 종목별로 '빅6' 건설사 중에선 삼성엔지니어링 (25,550원 ▼350 -1.35%)(-20.9%) 주가가 가장 많이 빠졌다. GS건설 (15,900원 ▼280 -1.73%)(20.0%), 대림산업 (54,500원 ▼1,000 -1.80%)(19.3%), 현대건설 (35,350원 ▼350 -0.98%)(14.6%), 대우건설 (3,815원 ▼15 -0.39%)(14.5%),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13.1%) 등도 줄줄이 약세를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건설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분위기에 휩쓸리기 보다는 실적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건설주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건설주 밸류에이션은 과거 5년내 최하단 수준"이라며 "이라며 "시장 분위기보다는 실적을 보고 중장기 관점에서 접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해외 수주 경쟁력이 주가 반등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005년 10조원에도 못 미쳤던 6대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은 2010년 36조9000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에는 36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줄었지만 중동 민주화 운동 등 대형 악재를 감안하면 선방한 성적이다.



올해 들어서도 2분기 해외수주액은 13조5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3배 늘 전망이다. 이선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사우디 프로젝트 등이 본격화되면서 시장 자체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3분기, 4분기에는 쿠웨이트,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가세하면서 20조원에 수주액이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전력청이 발주한 리야드 발전소 수주를 확정했고 사우디 페트로라빅 3개 패키지(2조3000억원)에도 최저가로 입찰해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조원 규모의 UAE 카본블랙 프로젝트에 최저가 응찰해 수주가 유력하고 삼성물산은 8400억원 규모의 건축공사를 수주했다. 이밖에 현대건설은 쿠웨이트가 발주한 남동부 유전지대 변전소 프로젝트(3000억원)에 최저가 응찰했고 대림산업은 7억달러 규모의 베트남 석탄화력발전소 수주가 곧 확정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2015년까지 중동과 북아프리카 12개국의 건설 프로젝트 발주 규모는 1500조원 규모로 국내 건설사가 지난 5년 동안 이 지역에서 수주한 총물량의 9배 규모에 달한다"며 "유가 급락 등 돌발변수만 없다면 국내 건설사는 중동시장만으로도 고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해외 수주 호조와 중장기 성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건설주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은 해외 수주 목표 달성률 저하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년 동안 주요 건설사의 해외 수주 목표 달성률은 각각 85.4%, 77.6%에 그쳤다.

한 증권사 건설업 담당 연구원은 "절대 금액이 과거와 몇 배나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건설사 스스로 제 살을 깎아 먹은 것"이라며 "해외 실적을 제대로 주가에 반영하자면 보다 목표 설정과 달성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투자심리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의 경우 개선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최대 리스크인 미분양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스 문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집값 상승에 따른 시장 수요 증가까지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현재 국내 시장은 건설업체 입장에서 리스크를 줄여나가는 방어적 차원의 개념"이라며 "해외 성과에 제동을 걸지 않는 수준만 유지해도 성공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낙관론에 기대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부동산 시장은 이미 정체기에 들어선 데다 중동 등 해외 수주가 지연될 우려도 적잖다는 것.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경우 1990년 버블 붕괴 이후 15년 동안 건설주 주가는 평균적으로 시장 대비 15% 할인받았다"며 "최근 해외 수주 기대감으로 단기적으로 주가가 반등한다면 오히려 비중 축소 기회로 삼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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