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3 왜 안나와!" 열받은 사람들 누군가 보니...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2.05.2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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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장세' 믿을곳은 삼성電 뿐?…개미 반등 주도주 찾기 분주

"갤럭시S3 왜 안나와!" 열받은 사람들 누군가 보니...


#"갤럭시S3는 도대체 언제 나오는 건가요?"

얼리어답터(새 제품을 남보다 먼저 구입해 사용하는 소비자)의 질문이 아니다. 최근 증시 조정으로 손실이 크다는 개인 투자자 A씨가 보내온 이메일 내용이다. A씨는 "연초부터 조금씩 쌓았던 수익을 지난 보름새 다 날렸다"며 "이제 기댈 곳은 갤럭시S3 관련주뿐"이라고 했다.

증시에 발 디딘 '개미'들이 삼성전자의 갤럭시S3 출시를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다시 불거진 유럽 위기로 철저하게 깨진 국내 증시의 한 단면이다. 지수 이상으로 주저앉은 개별종목에 물린 개미들의 갤럭시S3에 대한 기대감은 얼리어답터 그 이상이다. 갤럭시S3 출시일은 다음달로 예정돼 있을 뿐 정확한 날짜가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9% 하락했다. 이날 종가는 1814.47로 지난달말보다 200포인트 가까이 빠졌다. 시가총액은 20거래일여 동안 100조원이 증발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코스닥시장에서도 지수가 5% 이상 하락하면서 시총 5조원이 공중분해됐다.

개인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지난 3월 중순부터 코스닥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긴 했지만 이 정도까지 갑작스럽게 시장이 무너질 줄은 몰랐다는 하소연이 적잖다. 워낙 손쓸 틈 없이 주가가 떨어지면서 손절매할 시기를 놓쳤다는 얘기도 들린다.



코스피지수가 62.78포인트(3.40%) 폭락했던 지난 18일 여의도 한 증권사 객장에서 만난 50대 개인 투자자는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 전에 들어왔다가 주가가 하락하면서 본전만 찾자 하고 버텼는데 원금을 회복할 만하니까 또 사단이 났다"고 말했다.

문제는 유럽 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데 있다. 적어도 다음달 17일 그리스 총선 재선거 결과를 확인할 때까지는 불안심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주도주는 물론, 이렇다 할 상승 모멘텀이 사라졌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증시 불안이 길어질수록 투자자들이 갤럭시S3 출시에 목매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지난달까지 증시를 이끌던 이른바 '전차군단'(전기전자·자동차)마저 힘을 못 쓰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이벤트는 갤럭시S3 효과밖에 없다는 얘기다.


최근에는 증시가 전반적으로 가라앉으면서 잠잠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다음달로 예정된 제품이 일단 출시되고 본격적으로 판매량이 확인되기 시작하면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갤럭시S 시리즈 효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어느 정도 증명된 상태다. 갤럭시S1에 이어 갤럭시S2가 전세계적으로 2000만대가량 팔리면서 삼성전자 (79,700원 ▼1,600 -1.97%) 주가와 실적을 끌어올렸다. 파트론 (8,400원 ▼100 -1.18%), 와이솔 (8,960원 ▼140 -1.54%), 자화전자 (26,900원 ▼150 -0.55%), 인터플렉스 (14,320원 ▼510 -3.44%), 비에이치 (21,900원 ▲200 +0.92%) 등 부품주는 삼성전자 이상의 수혜를 누렸다.

이번 갤럭시S3 효과는 이전 모델을 웃돌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전망이다. 지난 3일 갤럭시S3가 공개된 이후 사전예약이 이미 1000만대에 이른다. 갤럭시S2 공개 당시의 2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실제 판매량으로도 갤럭시S2가 1000만대를 넘어서기까지는 출시 후 5개월이 걸렸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3가 하드웨어뿐 아니라 음성인식, 동작인식 등에서 개선을 보이면서 3분기까지 뚜렷한 경쟁 제품이 없다는 점에서 9월까지는 무난하게 1000만대 판매를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훈훈한 실적 전망은 부품주로도 이어진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부품 판가 인하 압박이 심해지고 있지만 새로운 전략 모델이 출시될 때는 물량 증대와 이익 개선 효과가 동시에 나타난다"며 "2분기 이후 부품 업체들의 실적은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3의 새로운 핵심 사양으로 꼽히는 무선충전 관련주는 이달초 한차례 위력을 보이기도 했다. 충전지를 생산하는 와이즈파워 (3원 ▼2 -40.0%)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 동안 상한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무선 충전기용 소재를 개발한 켐트로닉스 (28,250원 ▼1,250 -4.24%)와 관련 기술을 보유한 알에프텍 (4,000원 0.00%) 등이 줄줄이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이랜텍 (8,240원 ▼180 -2.14%)도 지난 8일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디오텍 (17,250원 ▼70 -0.40%), 브리지텍 (7,620원 ▼80 -1.04%) 등 음성인식 관련주도 관심이 모이는 종목이다. 동작인식 이미지센서 기술을 개발한 실리콘화일 (0원 %)과 센서 관련 모듈업체 오디텍 (4,475원 ▼5 -0.11%)도 수혜주로 거론된다. 갤럭시S3에 장착된 카메라모듈이 800만화소 이상으로 진화하면서 고화소 제품이 주력인 삼성전기 (154,600원 ▼2,000 -1.28%)의 수혜가 가장 클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밖에 이전 모델부터 연성PCB 수요의 상당부분을 담당했던 인터플렉스와 비에이치, 주파수 부품과 카메라모듈을 공급한 파트론, 적외선 필터 제조사 옵트론텍, RF부품 제조업체 알에프텍 등도 수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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