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하게 세계최강 경쟁력 해운업 순항하는 비결은…

머니투데이 아테네(그리스)=최종일 기자 2012.04.0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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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극과 극' 그리스·독일을 가다③-3]

↑ 그리스 아테네 인근에 있는 피레우스항↑ 그리스 아테네 인근에 있는 피레우스항


 '규제공화국' 그리스에선 해운업이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유지한다. 수수께끼 같은 일이다.

 2009년 기준으로 그리스 GDP(국내총생산)의 5%를 차지하는 그리스 해운업은 타고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수백 년의 업력을 자랑한다. 그리스는 용적톤수(dwt) 기준으로 세계 선단의 약 15%를 보유했다. 특히 상선의 경우 총 1억4070만톤으로 일본에 이어 2위며 중국과 독일에도 앞선다. 해운업체는 총 1140여개사에 달한다.

 그리스의 산업구조가 전체적으로 열악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해운업은 어떻게 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일까.  전문가들은 치열한 내부 경쟁, 제휴 해운사 간의 강한 내부 결속력, 우수인력 개발 등을 꼽기도 한다.



 여기에다 그리스 선박은 대부분 외국에 등록돼 있기 때문에 그리스정부의 규제는 해운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특히 그리스의 다른 산업과 달리 해운업은 관료주의의 폐해가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정부의 무간섭 원칙이 적용된 곳이다. 심지어 해운사가 자금을 해외로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도록 법령으로 보장한다.



 해운업체에 적용되는 이같은 법령체계는 1960년대와 70년대에 대부분 만들어졌다. 공공부문의 비대화가 시작됐고 행정의 비효율성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일컬어지는 80년대 이전 시기다. 그리스 해운업은 과잉규제의 덫을 용케도 피한 셈이다.

 현재 그리스 해운업체는 47개 국가에 등록돼 있다. 그리스에 등록된 선박은 969척으로 30% 정도며 나머지는 대부분 라이베리아(581척)와 파나마(558척) 등 외국에 적을 뒀다.

 해운사들은 선박을 그리스가 아닌 해외에 등록함으로써 세제혜택과 완화된 선원 고용규정 등으로 운용비를 추가로 절감한다.


 최근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그리스정부는 해운에서 세금을 더 거둬들일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선주들은 그리스 국적을 가진 선박을 늘리려면 정부가 더 많은 인센티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해운업이 그리스의 고용창출에 기여하는 비중은 1% 정도에 그치지만 경제적 영향력은 훨씬 크다. 그리스 해운사가 2008년 해외에서 벌어들인 외화는 135억유로(20조원가량)에 달했다. 현금을 다량으로 보유한 선주들은 그리스은행과 건축·관광분야 등에도 투자한다.

 강성운 대우조선해양 아테네지사장은 "그리스의 전반적인 산업경쟁력이 낙후돼 있지만 해운업은 예외"라며 "그리스 해운업체엔 최고 엘리트들이 몰리고 이들의 업무수행력은 여타 다른 분야와 크게 구분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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