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주 목표가 우수수…약가인하 영향권 진입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2.02.1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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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 정책 시행을 40여일 앞두고 제약주 목표 주가가 잇따라 하향되고 있다. 일부 신약개발 기대감이 엿보이지만 당분간 성장보다는 생존 경쟁에 내몰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1위 제약사인 동아제약 (108,400원 ▲500 +0.46%)의 목표가를 하향조정한 증권사 리포트가 줄줄이 쏟아졌다. 대우증권은 동아제약 목표가를 13만5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20% 넘게 내려잡았고 한국투자(15만1000원→13만6000원)·현대증권(13만4000원→11만2000원)도 목표가를 대폭 수정했다.



신한금융투자(11만5000원→10만7000원)·신영(15만3000원→12만6000원)·키움(17만원→15만원)·SK(14만원→13만원)·KTB투자증권(11만원→10만원) 역시 동아제약의 목표가를 낮췄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대웅제약 (112,700원 ▲1,300 +1.17%)한미약품 (324,500원 ▲2,500 +0.78%)에 대해서도 목표가를 각각 3만9000원에서 3만4000원으로, 8만원에서 7만원으로 내려잡았다. 한미약품 목표가는 KTB투자증권도 7만7000원에서 7만원으로, 현대증권도 7만6000원에서 6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KTB투자증권은 동아제약과 대웅제약에 대한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다.



증권가는 오는 4월 시행되는 약가인하 정책을 두고 당분간 제약주에 대해 보수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약가가 일괄 인하되면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며 "전분기보다 실적이 증가하려면 최소한 3분기는 돼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미 지난해 4분기 실적부터 이런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약가 인하를 앞두고 유통 재고 조정 등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상위 10대 제약업체의 4분기 합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2% 늘어난 1조3250억원으로 예상보다 부진할 전망이다.

한 증권사 제약 담당 연구원은 "타개책을 찾자면 신약개발 같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야 하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 수준인 국내 신약개발은 신약 자체가 드물게 나오는 데다 나온 관련 매출마저 점차 감소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지난 연말 연초 일부 중소형 제약사 주가가 신약개발 이슈로 반짝 상승세를 보인 것도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보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정치테마주가 주목을 받으면서 릴레이 테마주 바람에 휩싸인 영향도 적잖았다.

하지만 약가 인하 방침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은 매출 감소로 타격이 적잖겠지만 대형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살아남는 업체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현재 국내 제약시장은 13조원 규모로 제조업체만 300여 개에 달하는 과포화 상태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약가인하는 단기적으로는 매출 감소를 불러오겠지만 자체개발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상위제약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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