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버그' 급증··· 원흉은 애플?

머니투데이 이하늘 기자 2012.01.1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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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체계 ID기반 바꿔라"···업그레이드 한달째 불가

최근 모바일메신저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톡을 비롯한 주요 메신저 서비스의 버그가 늘고 있지만 서비스 업체들이 이에 대한 업그레이드에 미적거리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이 같은 버그 급증은 메신저 업계의 책임이라기보다는 애플의 정책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9일 모바일 메신저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모바일메신저 서비스의 애플리케이션(앱) 인증을 지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한 달 가까이 버그 등을 수정한 새로운 버전의 애플 등록이 불가능해 이들 업체들은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한달째 인증 지연···메신저업계 '냉가슴'

메신저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강조하는 원칙은 'ID 기반의 가입체계 준수'다. 포털 에 뿌리를 둔 서비스를 제외하면 기존 메신저 서비스는 전화번호 기반으로 주소록 등을 작성하기 위해 전화번호 기반의 가입인증을 시행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가입체계가 자사 정책에 위배된다며 업그레이드 인증을 미루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메신저 업계 CEO는 "애플의 정책에 맞게 가입체계를 전환해 인증을 신청했지만 일주일이 넘도록 인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7일 안에 인증이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기업의 관계자는 "애플이 모바일 메신저에 대한 인증 지연 사유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며 "차라리 속 시원하게 밝히면 이에 대한 수정을 하겠지만 명확하게 이유도 밝히지 않고 인증을 지연해 서비스에 차질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 국내 메신저 서비스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카카오톡이 수위를 달리는 가운데 NHN (160,600원 ▲500 +0.31%)의 '라인'과 다음 (35,300원 ▼300 -0.84%) '마이피플' 등 기존 포털업체의 추격전이 치열하다. 여기에 빠른 속도를 앞세운 '틱톡'이 1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최초 모바일메신저인 '엠앤톡' 역시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애플 앱스토어에서 업그레이드된 앱 인증이 늦어지면서 이들 기업들은 냉가슴을 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속도·오류 등에 민감하다"며 "자칫 업그레이드가 지연되면서 그간 쌓아온 품질에 대한 좋은 평가가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 "아이메시지 띄우려고? 경쟁 서비스 훼방 의혹도

한편 이번 애플의 모바일메신저 인증 지연과 관련해 애플의 자사 서비스 강화 정책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애플이 iOS5 출시와 함께 '아이메시지'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지만 파급력이 기대에 미치지 않고 있다"며 "결국 이번 인증 지연은 자사 메신저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꼼수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2년여 동안 전화번호 기반 가입체계에 제한을 두지 않다가 이제 와서 문제삼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며 "아이메신저는 전화번호 기반으로 서비스되는데 별도의 메신저 앱에 대해서만 이를 제한하는 것은 OS 지배력을 통한 불공정 서비스"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애플 관계자는 "애플리케이션 인증은 본사 정책에 따라 실무진에서 판단하는 것"이라며 "연말 휴가 시즌 동안 인증작업이 늦어졌을 수도 있고, 인증과 관련한 기준과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할 부분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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