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판매목표 낮게 잡은 이유는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안정준 기자 2012.01.0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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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적 경영환경 '내실'로 대응…R&D 투자확대로 품질 도약

현대기아차가 올해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6.1% 성장한 700만대로 제시했다. 2009년부터 3년 연속 판매를 두 자릿수 늘려온 것과 비교할 때 목표치를 낮게 설정한 것.

올해 중국 베이징 현대차 3공장, 브라질 공장 등의 완공으로 글로벌 생산능력이 45만대 늘어난 368만대가 된다는 걸 감안하면 매우 보수적인 수치다.



이는 지난해 정몽구 회장이 해외 법인장 회의에서 세계 자동차 산업에 위기 징후가 있다며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긴장을 요구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정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도 “올해 자동차 산업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업체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보다 내실 있는 경영활동을 주문했다.



◇'도전적' 경영환경…목표치 '보수적으로'=

현대·기아차는 2008년 5.5% 성장하며 400만대 판매를 돌파한 뒤 2009년 11%, 2010년 23.7%, 2011년 15% 등 두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국내외 자동차 시장은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라 공격적인 판매목표를 책정해서 밀고 나가기가 쉽지 않다.


국내 시장에서 지난 10월 이후 현대차의 판매량은 3개월 연속 1년전보다 줄었고 기아차 판매량 역시 2개월 연속 감소세였다.

이런 가운데 수입차 업체들은 쏘나타, K5, 그랜저 등 현대기아차의 주력 차종과 맞불을 놓으며 시장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시장의 경우 미국 자동차 시장에선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미국 빅3 뿐만 아니라 지난해 부진했던 토요타 등 일본 업체들이 거센 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잇따라 전략차종을 투입한 유럽 시장은 재정위기로 인해 수요회복이 더딜 전망이다. 러시아, 인도 등 신흥시장 역시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올해 세계 전체 자동차 판매 증가율이 지난해 4.3%에 못 미친 4.2%(7855만대)가 될 것이라며 시장상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몽구 회장, 내실경영 강조=이에 따라 현대차는 내실을 다지면서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정 회장의 신년사에서도 이 점이 집중적으로 강조됐다.

정 회장은 "올해는 보다 내실 있는 경영활동을 통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꾸준히 추진해 온 품질경영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품질을 통한 고객만족을 강조했다.



품질개선을 통한 내실경영 전략의 구체적 전술은 연구개발(R&D) 확대다.

정 회장은 "남양과 해외연구소의 연구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해 시장과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며 "친환경 차량 개발과 첨단 전자제어 분야에서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핵심인력을 대폭 보강하고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R&D 부문에 5조1000억원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지난해 대비 10.9% 늘어난 규모다.



2008~2009년 3조원 대에 머문 현대차의 R&D 투자는 2010년과 2011년 4조4000억원, 4조600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5조1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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