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30% 성장, 바코드필름 세계시장 점유율 40% 비결?

머니투데이 자오쭈어(중국)=홍찬선 특파원 2011.11.2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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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률 25% 노다지, (주)주어린디지털재료 박원우 회장 인터뷰

"한국의 고유 기술과 중국의 자금 및 시장을 결합하면 세계적 회사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중국과 합작할 때 ‘내 회사, 내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내 기술로 좋은 회사를 만들어보겠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서로 이익이 되는 윈-윈 관계를 만들 것입니다."

박원우 (주)주어린디지털재료(卓林數碼材料) 회장은 “한국에서 창업한 코림이 3000만위안(51억원) 정도 투자해서 중국의 2억7000만위안(459억원)의 자금을 받아 매출액 1500억원, 세계 시장점유율 40% 정도의 합작기업을 만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화공학 박사 출신이 박 회장이 중국 허난(河南)성 성도인 정저우(鄭州)에서 서북쪽으로 80km 떨어진 ‘오지’인 자오쭈어(焦作)시에 주어린(卓林)과 함께 (주)주어린디지털재료를 2007년에 설립한 것은 “기술은 있지만 자금과 시장이 없어 성장에 한계를 느끼던 때에 주어린 회장이 충북 충주에 있는 코림 본사까지 2번 찾아와 합작을 부탁한데다 자우쭈어 시장까지 방문해 자금 및 세제 등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보증서’를 써준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주어린이 9000만위안(153억원, 지분율 60%)을 내고 코림이 현금 3000만위안 및 기술평가액 3000만위안 등 6000만위안(102억원, 지분율 40%)를 투자해 자본금 1억5000만위안(255억원)으로 (주)주어린디지털재료 설립한 뒤 자오쭈어시가 지원한 자금은 무려 1억8000만위안(306억원)에 달한다.



바코드 인쇄용 잉크를 생산하는 무인공장. 컴퓨터로 연결된 중앙통제 장치에서 한명이 통제한다. 바코드 인쇄용 잉크를 생산하는 무인공장. 컴퓨터로 연결된 중앙통제 장치에서 한명이 통제한다.


자오쭈어시의 지원은 무상에 가까울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시정부는 설립초기에 5000만위안을 나중에 세금으로 상환하는 조건으로 지원한 뒤, 올해 초에는 전환사채(CB) 매입 방식으로 5000만위안을 추가로 지원했다. 또 허난성 중점투자로 선정해 중국 발전개혁위원회에서 1200만위안, 허난성에서 연구과제로 선정해 1000만위안을 무상으로 지원했다. (주)주어린디지털재료가 입주해 있는 자오쭈어시 한국공업단지 안의 공장부지 4만평도 50년 동안 무상으로 임대해줬다.

대학에서 박 회장은 “2003년초에 코림을 창업해 2005년까지 초기 투자금 35억원을 모두 날리고 파산 직전까지 몰리는 어려움을 겪은 뒤 2007년 초에 ‘바코드 리본(바코드 찍는 데 사용되는 필름)’을 생산하는 독자기술을 개발했다”며 “한국에 있는 코림을 10배 이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주어린과 합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바코드 리본을 생산하고 있는 회사는 전 세계에서 8개 밖에 없으며 주어린의 시장점유율은 14% 정도”라며 “내년 초에 필름 재료 공장을 완공해 가동하고 바코드 리본 생산 라인을 현재 3개에서 9개로 늘리면 원가경쟁에서 뒤떨어지는 4개 회사가 문을 닫고 주어린의 시장점유율은 40%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매출액이 1500억원으로 늘어나고 2012년에는 2000억을 초과할 정도로 매출액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내년 3월 가동을 목표로 신축중인 제2단계 공장. 이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바코드 필름 원재료를 직접 생산해 원가를 대폭 낮춤으로써 세계시장 점유율을 현재 14%에서 40%로 높일 수 있다. 내년 3월 가동을 목표로 신축중인 제2단계 공장. 이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면 바코드 필름 원재료를 직접 생산해 원가를 대폭 낮춤으로써 세계시장 점유율을 현재 14%에서 40%로 높일 수 있다.
박 회장은 “바코드 리본은 세후 순이익률이 25%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이 높은데다 바코드는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광범위하게 공인된 유일한 기호체계여서 시장도 충분하다”며 “한국의 기술과 중국의 자금 및 시장이 성공적으로 결합한 사례”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수많은 한국 중소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했다가 상당히 많은 기업이 투자금을 모두 날리고 실패해 안타깝다”며 “자금과 정보 및 중국 관료와의 ‘꽌시(關係)’가 없는 중소기업이 개별적으로 투자하면 실패하기 쉬우니 수직 및 수평 관련기업 5개 정도가 연합해서 함께 투자하는 것이 성공확률을 높인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단독투자보다 중국 기업과 합작하는 것이 성공가능성을 높인다”며 “합작할 때 소유권에 집착하지 말고 나의 기술을 갖고 중국의 자금과 시장을 활용해 세계적 기업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비즈니스를 하면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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