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남산 품은 '용산'…'아시아의 맨해튼' 용틀임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1.10.14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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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화려한 비상 시작<1>]

편집자주 서울 용산구 이촌동 국제여객선터미널. 5000톤급 '크루즈호'가 연일 중국을 오가며 사람들을 실어나른다. 관광객들은 코엑스의 6배 크기인 용산국제업무지구내 대규모 쇼핑몰과 동양의 센트럴파크로 불리는 용산민족공원으로 흩어져 서울을 만끽한다. 비즈니스맨들은 용산역 국제업무단지내 오피스로 발길을 옮긴다. 500m 높이의 랜드마크타워를 비롯해 67개 빌딩숲으로 이뤄진 국제업무단지에는 외국계 회사들이 대거 입주했다. 1905년 용산공작반으로 발족해 우리나라 철도의 산증인으로 명맥을 이어온 용산정비창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지 오래다. 서울역과 한강대교 사이에 들어서 있던 5층 이하 노후주택들은 재개발·재건축사업이 마무리돼 깨끗하고 세련된 주거지로 탈바꿈했다.  남산과 한강을 품은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인 서울 용산이 비상을 시작한다. 서울에서 최고의 입지와 지형을 지녔음에도 오랜 세월 제 가치를 뽐내지 못한 용산의 대규모 개발사업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총사업비 31조원, 단군 이래 최대 도심개발사업이라는 용산국제업무지구가 4년여 간의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첫 삽을 떴고 한강과 남산을 잇는 녹지축인 미군 이전부지 용산공원은 최근 조성계획이 확정됐다. 조합원간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개발사업도 속도가 붙고 있다. 뉴타운 내 5개 구역이 모두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 총 사업비 31조…단군이래 최대 도심개발
- 100층 랜드마크타워 등 67개 건물 들어서

- 미군기지 자리 243만㎡ 국내 첫 국가공원
- 15개 철도노선 집중 교통요지…노면전차도

- 110만㎡ 규모 노후·불량주택 재정비 속도
- 한강·남산 인접 최고 인기주거지역 탈바꿈




↑서울 용산구 일대 개발전후 전경(사진 왼쪽 개발전, 오른쪽 개발후)ⓒ서울시↑서울 용산구 일대 개발전후 전경(사진 왼쪽 개발전, 오른쪽 개발후)ⓒ서울시


◇아시아의 맨해튼 용산역세권, 4년 만에 '첫삽'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철도정비창과 서부이촌동 일대 56만㎡ 부지에 지상 100층 높이의 '랜드마크타워'(높이 500m)를 비롯해 오피스, 호텔, 백화점, 아파트, 문화시설 등 67개 건물을 짓는 복합개발 프로젝트다.

총 연면적은 330만㎡, 여의도의 40%에 달하는 업무지구가 생기는 셈이다. 총 사업비가 31조원으로 4대강살리기사업(22조원)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용산역세권개발↑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용산역세권개발
 랜드마크타워 옆에는 72층짜리 부티크오피스, 69층짜리 랜드마크호텔이 들어선다. 지하에는 코엑스몰의 6배 규모인 총 40만㎡ 복합상업시설이 건립될 예정이다. 최고급 주상복합 5000여가구도 건립된다. 업무지구 내부에는 바이모달(버스·지하철 모드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 트램(노면전차) 트롤리버스 등 친환경 교통수단이 들어선다.

 이 프로젝트는 2007년 삼성물산-국민연금 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하는 등 사업이 본격화됐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좌초 위기를 맞았다.

수년간 표류하던 사업은 부지 소유자인 코레일 측의 땅값 납부 연기 등 사업정상화 방안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용산역세권개발 측은 지연된 사업일정을 만회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2016년 1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용산국가공원 조감도ⓒ국토해양부↑용산국가공원 조감도ⓒ국토해양부
◇한강-남산 잇는 광역개발…교통 편리한 도심 속 허파
최근 국토해양부가 확정고시한 '용산공원정비구역 종합기본계획'에 따르면 2016년 반환되는 서울 용산미군기지에는 국내 첫 국가공원인 용산공원(243만㎡)이 들어선다.

이곳은 남산-용산공원-한강의 단절된 남북 녹지축과 수체계를 복원하고 공원의 녹지가 주변 도시지역으로 확산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용산국가공원이 조성되면 용산은 초고층 빌딩숲 속 넓은 녹지가 펼쳐진 '아시아의 맨해튼'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캠프킴, 유엔사, 수송부 등 등 복합시설조성지구 18만㎡는 용산기지 이전에 따른 재원(3조4000억원) 마련을 위해 용도지역을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해 고밀개발한다.

용산공원 인근 공원 주변지역 895만㎡는 서울시가 별도의 도시관리계획을 수립해 난개발을 막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용산공원을 중심으로 총 1156만㎡에 걸쳐 개발지도가 펼쳐지는 셈이다.

 용산은 15개 철도노선이 집중되는 교통의 최고 요충지가 될 전망이다. 신공항철도에는 고속철도(KTX)가 도입돼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을 30분 내 직접 연결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2020년까지 전국 7대 광역도시를 90분 내에 연결하는 'KTX2'도 건설될 계획이다. 서울시의 주요 간선도로 지하화사업으로 강변북로가 땅 속으로 들어가고 나면 국제업무지구에서 걸어서 한강공원 접근이 가능하다.

↑한남뉴타운 조감도ⓒ서울시↑한남뉴타운 조감도ⓒ서울시
◇인기 주거지 한남뉴타운, 사업 가속도
110만㎡ 규모의 노후·불량주택 밀집지역의 재정비사업인 서울 용산 한남뉴타운 개발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조합원간 갈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하던 한남1구역이 최근 추진위원회 구성을 마쳐 한남뉴타운내 5개 정비구역 모두 추진위 구성이 마무리됐다.

 5개 구역 가운데 사업속도가 빠른 한남 2·3·5구역은 공공관리제도를 적용해 이미 조합설립 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 구역 추진위는 사업비 추정프로그램에 따라 사업비와 조합원별 추가분담금을 산출하고 조합정관과 대략적인 사업시행 계획도 마련했다.

한남뉴타운은 한남·보광·이태원·동빙고동에 걸친 재개발 밀집지로 한강, 남산과 접해 있어 용산의 최고 인기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분가격이 비싼데다 조합원 수가 지나치게 많아 사업성은 좋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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