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재난은 피했다…30억弗 피해 예상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1.08.2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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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19명 사망, 정전·교통피해 그쳐…오바마 "추가 홍수 피해 우려"

미국이 초대형 허리케인 '아이린'의 동부지역 강타에 따른 대재난을 피했다. 사상 최초로 뉴욕시가 대피령을 내릴 정도로 우려가 컸지만 현지언론들은 예상보다는 피해가 덜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아이린은 28일 오후(현지시간) 현재 세력이 열대성 폭우로 약화된 채 뉴잉글랜드 방향으로 북상하고 있으며 미 연방정부는 피해 상황 파악과 복구 작업을 시작하고 나섰다.



◇최소 19명 사망…카트리나 비해 피해액 경미

CNN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당국이 파악한 인명피해는 사망자 최소 19명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6명, 버지니아주와 펜실베니아주에서 각각 4명이 사망했으며 코네티컷, 메릴랜드, 플로리다에서 각기 1명씩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전 피해가 주로 발생해 동부지역에서 해안 일대의 400만 가구 및 기업체가 현재까지도 계속 정전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난 당국인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아직까지 피해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정확한 손실 규모를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현재까지 보험사들을 통해 보고된 피해 상황을 집계해 보면 예상보다 피해 규모가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 스테이트팜뮤추얼오토모빌인슈어런스에 따르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한 곳인 노스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에서 현재까지 약 1600가구가 피해보상을 청구했다. 자동차 관련 보상 청구는 500건을 기록했다.


우려가 가장 컸던 뉴욕시에서는 비교적 적은 360가구가 보상을 청구했으며 자동차 피해 보상 청구도 60건에 그쳤다. 뉴저지주에서는 700명의 가구주와 60명의 자동차 소유주들이 보상을 청구했다.

보험사 블루밍턴에 따르면 일리노이주에서는 정전과 가옥파손, 냉장식품 손상, 가로수 유실 등의 피해상황이 보고됐다.

자연재해 분석 업체인 키네틱애널리시스는 보험업계 부담 기준으로 당초 140억 달러의 손실을 전망했으나 피해가 예상보다 작았다며 30억 달러로 전망치를 낮췄다.

이는 약 800억 달러에 달했던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의 피해 규모에 비해 경미한 것이다. 당시에는 사망자도 약 1600명에 달했다.

◇오바마 "아직 끝나지 않았다"…교통마비 불구 월가는 정상 개장

예상보다 피해가 작았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허리케인이 지나간 뒤 발생할 수 있는 홍수 등 추가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아이린으로 인한 정전과 홍수 피해가 심각해 질 수 있다"며 "아직 사태가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알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천이 제방을 넘어 범람해 앞으로 며칠 안에 사태가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피해 복구 작업도 몇 주는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1개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 지역은 연방정부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다. 미국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는 비상사태보다 한단계 높은 주요 재난 지역으로 유일하게 선포됐다.

지난 26일부터 이어지던 동부지역의 항공편 결항 등 대중교통은 여전히 마비 상태다. 특히 뉴욕시는 지하철 운행을 전면 중단했으며 뉴욕시로 향하는 통근열차도 운행이 중단된 상태지만 재개 시점은 아직까지 불투명하다.

그러나 뉴욕 월가의 금융기관들은 대부분 29일 월요일에 정상 영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 전자거래시스템 배츠(BATS) 등은 일제히 정상 개장 방침을 분명히 했으며 미증권업금융시장협회(SIFMA)도 채권 시장은 정상적으로 거래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씨티그룹과 나이트캐피탈 등 은행들도 29일 오전부터 정상 영업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 최대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대변인은 교통 운행 상황에 대한 정보를 기다리고 있어 정상 영업 여부는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MLV앤코의 랜디 빌하르트는 "허리케인 피해가 예상보다 적어 시장이 정상 개장하겠지만 보험주나 교통주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어떻든 거래량은 줄어들어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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