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폭락, 달러·美국채만 살아남았다

머니투데이 송선옥 권다희 기자, 뉴욕=강호병 특파원 2011.08.05 07:46
글자크기

더블딥 우려에 원자재가 급락... WTI, 90불선 이탈

뉴욕과 유럽 증시가 4일(현지시간) 급락했다.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촉발되면서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 급락하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90달러선을 이탈했다. 이런 와중에서도 달러와 금, 미 국채 가격은 훌쩍 뛰었다. 시장 패닉에 투자자들은 결국 안전자산에 목숨을 걸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512.76포인트(4.31%) 추락한 1만1383.68을, 나스닥 지수는 136.68포인트(5.08%) 하락해 2556.39로, S&P500 지수는 60.27포인트 떨어진 1200.07로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이렇게 급락한 것은 2008년12월1일(680포인트) 이후 처음이다.



앞서 마감한 유럽 주요 증시도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전일대비 191.37(3.43%) 하락한 5393.14를, 프랑스 CAC40 지수는 134.59(3.90%) 내린 3320.35, 독일 DAX30 지수는 225.83(3.50%0 떨어진 6416.76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으로 영국 증시는 2월 고점대비 11% 떨어지며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뚜렷한 악재보다 더블딥 우려가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악재가 될만한 소식이 없다는 것이 더욱 두려움을 키웠다.

특히 원자재 관련주가 직격타를 맞았다.

이날 세계최대 광산업체인 리오틴토는 런던 증시에서 장마감후 거래에서 4.7% 급락했다.


리오틴토는 앞서 신흥시장의 인플레 압박과 서구의 재정적자 문제가 올 상반기 금속, 광물의 낙관적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밝혔다. 리오틴토의 비베크 툴풀레 최고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인플레 압박의 증가, 개발국가 특히 중국의 긴축, 미국과 유럽의 재정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리오틴토는 지난 5일간 11.8%나 급락한 상태다.

이 같은 우려는 다른 광산, 원자재 업체들에게도 급락을 불러왔다. 세계최대 발전전력용 석탄 수출업체인 엑스트라타와 스위스 원자재 거래업체인 글렌코어는 이날 각각 6.9%, 3.7% 하락했다.

원자재 관련주 급락이 이어진 가운데 WTI 9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6% 하락, 배럴당 86.78달러로 정규거래를 마쳤다. 2월 이후 저점이다. 더블딥, 재정적자 위기로 촉발된 위험자산 투자심리 위축에 일본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인한 달러 강세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유가를 끌어내렸다.

안전자산 금 값은 장 중 역대 최고점에 닿았다 하락세로 정규 거래를 마쳤다. 이날 COMEX에서 장 중 1.1% 강세를 기록하며 역대 고점을 기록했던 금 12월 인도분은 0.4% 하락한 온스 당 1659달러로 정규 거래를 마쳤다. 알루미늄 구리 니켈 등 금속들은 일제 하락했다.

이날 시장에서 웃은 자는 달러와 미 국채였다. 유럽 중앙은행(ECB)의 유동성 확대, 상품값 하락 등이 복합된 결과다. 믿을 것은 안전자산 뿐이란 불안감이 좌우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일대비 1.70% 상승해 75.305로 마감했다. 달러인덱스가 75를 상회한 것은 6월19일 이후 처음이다.

원자재 관련주가 급락하면서 상품 통화로 통하는 호주달러와 캐나다 달러도 출렁거렸다. 호주달러와 캐나다 달러는 각각 2.8%, .20% 하락했다. 전날 기준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를 맞아 반짝 약세를 기록했던 스위스 프랑은 안전자산 열풍 속에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경기 둔화 우려로 미 국채값은 10개월 최고치로 훌쩍 뛰었다. 벌써 6일째 하락이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0.14%포인트 내린(국채가 상승) 연 2.46%를 기록했다. 2년물 수익률은 0.08% 하락한 0.26%로 사상최저치로 내려갔다.

도이치뱅크 자산관리부문 트레이딩 헤드 개리 폴락은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엄습했다"며 "주가 등 위험자산이 추락하며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