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초고액자산가, 부동산보다 주식 선호"

더벨 김경은 기자, 박홍경 기자 2011.07.0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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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IP PB]③삼성증권 강남파이낸스 SNI 지점

더벨|이 기사는 07월01일(14:06)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른 아침 서울 시내 유명 호텔, 한 노신사가 증권사 지점에서 개최한 투자 세미나를 듣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세미나 시작 시간까지는 아직 30분이 남았다. 항상 강연자나 직원들 보다도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는 그는 예탁 자산만 천억원대에 달하는 현금 부자로 알려져 있다. 수수한 옷차림 등 겉모습만으로는 그의 진면목을 전혀 알 수 없다.



백만장자의 100배가 넘는 투자자산(주거용 주택, 내구재, 수집품, 내구재 등 제외)을 보유한 '초고액자산가(Ultra-High Net Worth Individual)'로 국내에 몇 안되는 거부다. 그는 수시로 이런 세미나에 직접 참석해 감을 느낀다.

세미나에 초청된 금융 전문가들의 명함을 손수 챙겨 자택정원에 불러모아 오찬을 가지며 투자 정보를 듣기도 한다. 이제는 운용사나 자문사 대표가 먼저 강연을 자청할 정도다.



이처럼 부자들이 부의 흐름을 읽기 위해 손수 뛰고 있다. 자산관리 신(新)풍속도다. 삼성증권의 VVIP 지점 4군데 중 가장 먼저 론칭한 SNI강남파이낸스는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을 예치하는 고객에게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명 자문사 나 글로벌 운용사 대표를 초청한 투자 포럼에서 문화계 유명인사를 초청한 문화 포럼까지 다양한 방식의 세미나를 월 2회씩 꾸준하게 진행해 오고 있다. 벌써 37차례나 진행됐다. 이제는 단순히 지점 세미나를 넘어서 상위 0.1%의 커뮤니티로 발전하게 됐다.




◇초고액자산가, 부동산보다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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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38,350원 ▲300 +0.79%)에 따르면 4개 SNI 지점에 거래하고 있는 초고액자산가들의 투자자산 비중은 주식직접투자 65.8%, 랩어카운트 11.4%, ELSㆍ채권 등 금융상품 8.1%, 펀드 10.4%, 신탁 4.2% 순으로 주식 직접투자 비중이 가장 높다.

박경희 지점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위축으로 과거처럼 주수익원을 부동산으로 여기는 부자들이 많이 줄었다"며 "보유하던 부동산을 처분해 어디에 투자할지를 문의해오는 상담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부동산 전문 인력의 지원이 많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리서치센터나 펀드 매니저와의 미팅을 요청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는 "고객 대부분이 주식 부자들이 많다"며"주식 시장 시가총액이 2000조원으로 불어나면 결국 주식이 많은 사람에게 부가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발 금융위기로 자산 가치가 폭락한 경험을 겪고나서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에 대해 훨씬 신중해졌다. 또 어떤 금융기관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치가 다르게 나온만큼 투자자들은 금융기관도 신중하게 고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자들이 원하는 헤지펀드는 '투명성'

지난해 6월 강남 SNI 지점이 오픈한 이후 예탁 자산 규모가 1조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두배가량 늘었다. 고객수가 120여명에서 240여명으로 신규 고객이 대폭 늘어났다.

박 지점장은 "삼성증권이 자문형 랩을 업계에서 가장 먼저 내놓으면서 랩어카운트로 자금이 많이 몰렸다"며 "금융위기 이후 랩으로 갈아탄 투자자들은 시장 수익률을 훨씬 뛰어넘는 수익률을 누렸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은 자금 쏠림으로 인한 리스크 관리를 우려해야 할 시기로 절대수익을 내주는 한국형 헤지펀드에 대한 문의가 많다. 현재 해외 헤지펀드를 재간접 형태로 투자하는 상품들이 나와있지만 부자들이 투자하기에는 걸림돌이 많다고 지적했다.

해외 헤지펀드는 세금면에서 한국물 투자 상품에 비해 불리한데다 펀드 내에 편입된헤지펀드의 투자 내역을 투자자들이 세세하게 알기 어렵다. 박 지점장은 "고객들은 '트렌드를 추종해 방향성 투자를 한다' 정도의 설명만으로는 부족해 한다"며 "이해가 완벽하게 돼야만 최종 투자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은행 PB가증권사 PB 부러웠던 '이유'

박 지점장은 국내외 은행과 증권사에서 20년 이상 VVIP 고객을 대상으로 PB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다. 하나은행, 신한은행, 씨티은행 등 은행 PB경력만 15년이다. 강남 SNI 지점 20여명의 PB 가운데 절반은 은행 PB 출신이다. 이들은 박 지점장이 5년 전 삼성증권으로 이직한 이후 직접 영입해 온 인력들이다.

은행에서 증권으로 옮겨온 가장 큰 이유로 시장은 투명한 성과급 체계를 꼽지만 사실 이는 2순위일 것이라고 박 지점장은 분석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은퇴할 때까지 전문적인 직업으로 가져가려고 하는 PB가 많다"며 "전문적인 커리어 개발에 증권회사가 더 적합하기 때문에 은행에서 증권으로 PB들이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PB는 잦은 지점 이동에다 부가적인 업무와 관리해야하는 고객 수가 많아 여러모로 증권사에 비해 주식시장에 대한 집중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또 증권사에 비해 리서치 역량, 상품 공급 시기 면에서 시차가 발생해 두단계 정도 느리다.

박 지점장은 "은행은 지금 자문형 신탁을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수익실현과 위험관리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꼬집으며 "삼성증권은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구축해 놓고 있는데다POP서비스처럼 관리의 시스템화로 PB 역량이 상향 평준화돼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PB는 은행에 비해 자율성이 강한 반면 책임도 높다. 만일 고객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아 불완전 판매를 했을 경우 손실에 대한 최종 책임은 PB자신이 진다. 박 지점장은 '삼성'이라는 브랜드 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PB 자신과 회사, 고객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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