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보디빌딩 돼지고기'로 집단 식중독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1.04.2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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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난(湖南)성 창샤(長沙)서… 유해 식품첨가제로 인한 피해 잇따라

중국에서 어린이 286명이 돼지고기를 먹은 뒤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병원 치료를 받는 등 유해 식품첨가물에 의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이 26일 보도했다.

후난(湖南)성 수도인 창샤(長沙)시 관계자는 25일 “창샤에서 남서쪽으로 40km 떨어진 우펑에서 286명의 어린이들이 지난 주말 돼지고기를 먹고 집단 식중독 증상을 보여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8명은 아직 병원에서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국영 언론들은 어린이들이 살을 찌우는 촉진제인 클렌부테롤을 먹인 돼지를 먹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고 전하고 있다. 클렌부테롤은 사람의 몸에 들어가면 두통과 구토(구역질) 및 불규칙한 심장박동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 정부는 돼지 등에 먹이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창샤시 당국자는 그러나 집단 식중독의 원인을 조사 중에 있어 클렌부테롤과 관련돼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건미(健美, 보디빌딩) 돼지(클렌부테론을 먹인 돼지)’, 유해 색소를 넣은 ‘염색 만두’, 잉크와 양초로 만든 독(毒) 고구마가루(국수의 원료) 등이 잇따라 적발됨에 따라 유해 식품첨가물 사용에 대한 처벌과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유해 식품 첨가제를 사용한 유해식품이 잇따르고 있다.

식품안전국은 지난 주말 동관(광둥성의 남부에 있는 유서 깊은 도시)의 17개 국수제조업자에게 국수생산을 중단하도록 명령했다. 이 공장에서 잉크와 파라핀 왁스(양초를 만드는 원료) 및 공업용 염색약 등으로 만든 독(毒) 고구마 가루로 국수를 만드는 것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광둥성 당국은 또 지난주에 소다 붕산염에 저장된 돼지고기 16톤을 압수했다. 이 돼지고기들은 질 좋은 비싼 육질로 보이도록 색깔을 바꾸기 위해 붕산염에 저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경찰은 지난 주 선양(沈陽)에서 채소를 빠르게 자라게 하기 위해 아질산염을 사용한 혐의로 12명을 체포했다.

이밖에 식품안전국은 중국에서 가장 큰 돼지고기 유통회사인 슈왕후이그룹의 자회사에 있는 돼지고기에서 클렌부테롤을 검출했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에 “몇개의 관계회사에서 클렌부테롤을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중국 정부는 2년여 전, 우유에 멜라닌이 들어가 6명의 어린이가 죽고 30만명 가까운 어린이들이 아팠던 일이 발생한 뒤 유해 식품 첨가물에 대한 처벌과 단속을 강화한다고 수없이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멜라닌이 함유된 우유를 생산하고 유통시킨 혐의로 두 사람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식품의 안전 기준을 향상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밍 베이징대학교 공공위생학과 교수는 “중국은 수많은 정책을 시행해 오고 있지만 현장에서 실제로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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