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재산, 아들 안 주고 어린이 문제해결에 쓸 것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2011.04.2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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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오치앙(高强) 허베이루이셩부동산개발회사 사장

42억5000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고향사람들에게 집을 공짜로 지어주고 농경지도 마련해 준 까오치앙 사장. ▲출처=충칭완빠오42억5000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고향사람들에게 집을 공짜로 지어주고 농경지도 마련해 준 까오치앙 사장. ▲출처=충칭완빠오


“아들에게는 재산을 그다지 많이 물려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내가 갖고 있는 재산은 어린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쓸 작정입니다.”

2500만위안(약42억5000만원)을 들여 고향 사람들에게 살 집과 농사지을 땅을 공짜로 주기로 한 까오치앙(高强, 39) 허베이루이셩부동산개발회사 사장의 말이다. 자식들에게 많은 돈을 물려주어 나태하고 버릇없는 ‘부자 2세’로 만들지 않고, 어려움에 처한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자신의 부가 더 큰 부를 만들어 낼 수도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까오 사장은 고향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고 농경지를 만들어 준 것은 “설 때 500위안(8만5000원) 정도의 복돈을 주는 것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2500만위안은 모두 아무런 대가 없이 지원하는 것”이라며 “이번에 짓는 15채의 별장은 고향 사람들의 소유가 되고 농경지에서 얻는 이익도 모두 고향사람들에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까오 사장은 “15살 짜리 아들에게는 많은 재산을 남겨주지 않을 것”이라며 “고향에 큰 공장과 학교 등을 세워 고향 사람들이 직장을 얻을 수 있게 하고 어린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까오치앙 사장을 키워 낸 아버지 까오쭈안충. ▲출처=충칭완빠오까오치앙 사장을 키워 낸 아버지 까오쭈안충. ▲출처=충칭완빠오
까오 사장의 아버지인 까오쭈안충(73) 씨는 까오 사장이 이런 생각을 갖게 된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까오치앙은 1972년,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17살에 중학교를 졸업한 뒤 허베이성 스자쭈앙에 돈벌러 나갔다. 그는 처음에 기차역에서 짐을 날라주는 일을 했는데 한달에 겨우 8위안을 벌었다.

3년 동안 짐꾼 생활을 한 뒤 요리를 배워 주방장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요리학원에서 보름을 배우자 돈이 떨어져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낙담하지 않았다. 월세방에서 독학으로 요리공부를 계속해 나름대로의 비법을 터득했다.


후에 까오치앙은 주방장을 모집하는 한 식당에 가서 면접을 봤다. “월급을 얼마 주면 좋겠느냐?”고 묻는 주인에게 그는 “먼저 나의 요리 솜씨를 본 뒤 돈 얘기는 나중에 하자”고 했다. 주인의 인정을 받아 그 식당 주방에서 일했다. 그 식당에는 건설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는데, 까오치앙의 개척정신과 능력을 인정한 그들이 건축 일을 해보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다. 3년 동안 주방장을 한 까오치앙은 전직했다.

건축 일을 하면서 까오치앙이 머리도 있고 열심히 하는 것을 본 한 친구는 그에게 직접 사업을 해보라고 권유했다. 까오치앙은 친구의 격려를 믿고 고향으로 돌아가 주위 사람들에게 3만위안(510만원)을 빌려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조금씩 돈을 벌던 첫 사업은 100만위안(1억7000만원)의 손해를 보고 실패하고 말았다. 친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며 다시 돈을 빌려주었다. “또 실패하면 이 돈을 갚지 않아도 된다”며 격려했다. 친구의 도움을 받은 까오치앙은 이번엔 성공해 200만위안(3억4000만원)을 벌었다. 그 이후 사업이 번창해 2008년에 허베이루리셩부동산개발회사를 설립했다.

“사람은 근본을 잃지 말아야 한다(人不要忘本). 특히 은혜를 알고 갚아야 한다(更要憧得感恩).”

까오쭈안충은 항상 이런 말을 하면서 까오 사장에게 “기차역에서 짐꾼 노릇을 할 때와 실패할 때마다 도와준 친구의 도움을 잊지 말라”고 일깨워줬다. 아버지의 이런 깨우침으로 까오 사장은 2500만위안이라는 거금을 들여 고향사람들에게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고, 어린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쾌척할 생각을 하게 된 덧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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