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교수 "카이스트생 자살, 근본적 대책 필요"

머니투데이 정지은 인턴기자 2011.03.3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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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가 자신의 트위터에 재학생들의 자살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30일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가 자신의 트위터에 재학생들의 자살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최근 카이스트(KIAST, 한국과학기술원) 학생 3명이 잇따라 자살한 가운데,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38)가 "학교가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오 및 뇌공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인 정 교수는 30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29일 우리 학교 학생이 자살을 했는데,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라며 "학교가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글을 올렸다. 이어 "이번에도 근본적인 대책 없이 넘어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학교는 '우정과 환대의 공간'이어야 한다"며 "그 안에서 학생들이 학문의 열정과 협력의 아름다움, 창의의 즐거움을 배울 수 있도록 장학금 제도를 바꾸고 교수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카이스트가 '질책이 아닌 격려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정 교수는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사과와 당부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카이스트의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와 경쟁의 압력 속에서 삶의 지표를 잃은 학생들에게, 교수로서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학생들의 일탈과 실수에 돈을 매기는 부적절한 철학에 여러분을 내몰아 가슴이 참담하다"고 밝혔다. 말미엔 "힘들 땐 교수들의 방문을 두드려 달라, 제발"이라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올해 들어서만 카이스트 재학생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발생했다. 29일 카이스트 4학년 장모씨(25)가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아파트 12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앞서 20일에는 경기 수원시에서 2학년인 김모씨(19)가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으며, 지난 1월 8일에는 1학년 조모씨(19)가 자살했다.

1월 조씨의 자살이 알려졌을 때도 정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학생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존중하지 못한 학교와 교수의 책임이 크다"며 현재 카이스트가 시행하고 있는 학점에 따른 등록금 부과 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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