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자녀 남부로 피란보내는 학부형 늘어나

머니투데이 홍찬선 기자 2011.03.2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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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하교 때 방재 모자 쓰고, 체육도 실내에서

최근 들어 도쿄 등에서는 “휴교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아이를 학교에 가지 않게 하고 간사이(關西) 지역으로 보내는 학부모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지난 11일 발생한 대지진 이후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사고로 방사선 물질이 누출돼 어린이들의 건강이 우려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렌지색과 파랑색 방재모자를 쓰고 등교하는 문쿄구립 쇼와소학교 학생들. 사진은 아사히신문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오렌지색과 파랑색 방재모자를 쓰고 등교하는 문쿄구립 쇼와소학교 학생들. 사진은 아사히신문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일부 학부모는 방사능을 우려해서 아동을 등교시키지 않거나, 학교를 쉬고 모자가 함께 간사이(關西) 지역으로 ‘피난’가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어느 구교육위원회는 이런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대응책’을 마련하도록 각 학교에 지시했다. 한 담당자는 “공식적으로는 말할 수 없지만 일단 출석으로 처리해 놓고 봄 방학 때 결석 중의 수업을 보충하면 된다고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도 정수장에서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되고 우유와 시금치 등에서도 방사능이 검출되는 등 방사능 불안이 확산되면서 어린이들이 다니는 학교에도 방사능 불안으로 인한 후유증이 확산되고 있다.

도쿄도 문쿄구의 구립 쇼와소학교에서는 지난 23일, 어린이들이 오렌지와 파란색 방재 모자를 쓰고 등교했다. 지바현 등지에서 진도 5의 여진이 발생하고 도쿄에서도 진도3의 지진이 있었던 지난 16일부터 등학교 때 반드시 방재 모자를 쓰도록 지도하고 있다.



방사성 물질을 고려해 아침과 방과 후에 바깥에서 노는 것도 중지하고 체육 수업도 실내로 제한했다. 교직원들은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지만 “역시 안전제일” “비가 계속 온다면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있어 이런 방침을 정했다.

도쿄도 이다바시구는 지난 16일 기타카와 교육장 명의로 보호자에게 ‘중요한 안내장’을 보냈다. “도쿄에서 방사선량이 많아지고 있지만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니 자중해달라”는 호소문이었다.

이다바시구 교육위원회 담당자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문제가 심각해지기 시작한 이후 보호자들로부터 학교와 구교육위원회에 “통학 과정에서 방사능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휴교해야 한다”든가 “학교에서 학생들의 야외활동을 금지해야 한다”는 등의 요청이 들어왔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학교가 대응하기 곤란하지 않도록 과잉반응을 하지 말라는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 구의 어느 소학교는 아동이 등하교할 때 방재 모자와 헬멧을 쓰고 혼자서는 등하교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이나 쉬는 시간에도 밖에 나가지 못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이 학교 교장은 “오랫동안 밖에 있으면 그만큼의 방사성 물질을 쐬게 된다. 지금까지는 바깥에서 노는 것을 장려했지만 아이들의 건강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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